[마켓파워]갈길 먼 대성산업 재무 개선…거제백화점 매각 난항

장진원 기자 기사승인 2016. 11. 23. 06:00

  • 카카오톡 링크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주소복사
  • 기사프린트
  • 글자 작게
  • 글자 크게
basic
대성산업이 잇따라 계열사 매각에 나서고 있다. 18일 대성산업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의 일환으로 디큐브거제백화점(이하 거제백화점) 매각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자회사인 대성쎌틱에너시스(이하 대성쎌틱)의 지분 일부에 대한 매각을 완료(8월5일)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거제백화점 매각 추진은 대성산업이 처한 답답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앞서 거제백화점은 2015년 9월7일 제이알제19조구조조정부동산 투자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투자자 모집을 진행했지만 MOU 기간이 만료되도록 적당한 투자자를 끝내 찾지 못했다. 올 들어서는 롯데쇼핑과 운영권 임대차 협상을 벌이다 결렬되며 또 한번 쓴맛을 봤다.

대성산업은 전체 매출의 80.3%를 차지하는 석유가스부문을 비롯해 기계·건설·유통·기타 부문으로 사업구조가 나뉘어 있다. 2015년 5월 서울 신도림디큐브백화점 매각이 완료된 이후 유통부문의 사업주체로는 거재백화점이 유일하다. 올 3분기 거제백화점의 매출액은 약 132억원 수준으로 대성산업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주력인 석유가스와 기계부문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거제백화점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지지부진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 거제백화점은 당기순손실 47억7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선 2015년에는 214억5900만원, 2014년에는 1325억40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서울 신도림디큐브백화점 실적 포함). 사업 자체의 손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경남지역을 대표하는 대형 백화점이라는 명분만으로 새 주인을 찾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거제백화점에 앞서 지분을 매각해 계열분리된 대성쎌틱의 처분 주식은 472만9630주로, 대성산업 전체 발행주식수 525만주의 약 90%에 해당한다.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는 회사의 설명이 옹색해지는 이유다. ‘S라인 콘덴싱 보일러’로 유명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697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11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성산업의 실적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알짜 계열사였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거제백화점 매각과 관련해 “롯데쇼핑과의 협상 중단 이후 현재 따로 접촉중인 투자자는 없는 상태”라며 “거제 지역의 특성상 조선업 불황 때문에 매각작업이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올 3분기 현재 대성산업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8169억원에 달한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