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SK 사업 ‘군살빼기’ 속도…中 식품 회사 지분 매각 검토

이지선 기자 기사승인 2024. 05.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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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2000억원 투자
현재 1667억원 수준 장부가 기록
최태원 회장도 힘 실었지만 가치 하락·손실 지속
'재편' 가속도 신호탄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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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반도체소재·자원 등 사업부문들에 이어, 지난 2019년 투자한 대체 식품 관련 업체 조이비오 지분 매각을 검토하면서다. 조이비오는 중국 식음료 유통 기업으로, SK㈜는 지난 2019년 사모펀드와 함께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해당 지분의 현재 가치는 1667억원 수준으로 투자액 대비 약 20%가 하락해 있다.

대체식품사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관심을 갖고 지원하던 사업이지만 실적이 나지 않으면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방침이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는 지난 2021년 조이비오와 함께 조성한 대체 식품 투자 펀드는 지속 운영하며 관련 사업은 지속 영위해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는 1분기 매각예정자산에 조이비오 그룹에 대한 투자자산을 포함시켰다. 조이비오 그룹은 레전드 홀딩스(Legend Holdings)가 2012년 설립한 F&B 유통 기업으로, 중국, 호주, 칠레에서 프리미엄 과일, 해산물 분야 1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SK㈜는 2019년 국내 사모펀드와 함께 조이비오 그룹에 약 2200억원을 투자했다.

조이비오는 SK그룹과 함께 대체식품 투자에도 나선 푸드테크 기업이기도 하다.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꼽히는 대체식품 및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푸드테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힘을 실어 추진하던 사업 분야다.

SK는 관련 직접투자도 확장했던 바 있다. 미국 발효 단백질 기업 퍼펙트데이에는 약 1200억원을 투자했고 대체 단백질 개발사 네이처스 파인드, 대체육 기업 미트리스팜, 와일드타입 등에도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등이다. 최태원 회장은 관련 회사들의 제품을 직접 먹어보기도 하고, 개인 SNS에도 올리면서 적극적으로 홍보한 바 있기도 하다.

다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지는 않고 있다. 특히 조이비오 지분가치는 투자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다. 2019년 취득원가는 2132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1667억원으로 책정돼 투자금액 대비 약 20% 하향조정됐다. 회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순손실도 339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SK㈜ 관계자는 "조이비오에 투자한 당시 여러 조건에 따라 풋옵션 계약(특정 조건으로 주식을 되파는 계약)도 체결돼있었는데, 기간 등을 고려해 이를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돼 회계적으로 매각 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며 "매각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오너의 사업의지와 별개로 성과에 따라 과감한 재편도 불사하겠다는 그룹차원의 의지로도 읽힌다. SK그룹은 현재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있다. 연초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부임한 이후 지속되던 리밸런싱 작업은 오는 6월 SK그룹의 CEO들이 모이는 확대경영회의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도 정기적으로 최 의장 주도 하에 각 계열사 임원으로 구성된 회의에서 사업을 최적화하기 위해 치열한 논의를 벌이는 한편, 다수의 외부 컨설팅 업체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기도 하다.

SK㈜는 이미 지난해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에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한 자산 규모는 1조3471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두배 가량 늘었다. SKC의 폴리우레탄 원료 사업회사 SK피유코어, 반도체 소재 중 파인세라믹 사업, SK어스온의 페루 LNG 개발 사업 관련 지분 등도 매각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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