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정용진의 이마트, 중국사업 애물단지로 전락

임초롱 기자 기사승인 2016. 11.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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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점포 수 26곳→8곳 축소…연말 연초 1곳 더 폐쇄 계획
자산규모 2011년 2500억원에서 올해 800억원으로 쪼그라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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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이마트의 해외사업 가운데 주력인 중국사업의 성장엔진이 꺼져가고 있다. 이마트는 26개에 달하던 중국 내 매장 중 18곳을 폐쇄하는 등 강수를 두며 흑자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이미 성장성 또한 한풀 꺾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때 4500억원을 웃돌던 중국 이마트 매출은 점포가 줄면서 2000억원 선에 머물고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이 사활을 건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투자를 이마트가 홀로 짊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사실상 중국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 중국을 비롯한 해외사업 자체를 원점에서부터 재고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 부회장이 아직 그룹을 승계하지 못한 채 남매지간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함께 경영수업 중인 점을 감안하면 이를 반면교사 삼아 해외진출 전략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 이마트의 총자산증가율은 올 들어 -12.48%를 기록했다. 2011년 당시 2500억원 수준이던 중국 이마트의 총자산이 매년 두자릿수의 하락률을 보이면서 올 3분기 말 현재 800억원까지 쪼그라든 것.

총자산증가율이란 전기대비 자산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성장성지표로, 기업의 규모를 대표하는 계정과목인 자산과목을 토대로 산정된다. 즉, 총자산증가율을 보면 기업의 규모가 얼마나 빠르게 커지는지 혹은 축소되는지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이마트는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연 이후 매장을 26개까지 늘리면서 중국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현지화 작업에 실패하면서 중국 내수시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매 분기마다 수백억원대 적자를 냈다.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여오면서 현재는 중국 점포를 8개까지 줄인 상태다. 이도 모자라 1개 점포를 더 폐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이마트는 올 3분기 동안 전년동기 497억원이던 당기순손실액을 152억원으로 축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간 순손실만 1000억원 수준이던 2011년 당시와 비교하면 선전한 수준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과 성장성도 후퇴했다. 올 3분기 동안 중국 이마트는 전년동기 1812억원 대비 18.32% 감소한 14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성장기에 활용되는 기업평가 지표인 매출증가율은 2013년 -4.52%, 2014년 -17.21%, 2015년 -41.35%에 달했다.

문제는 9월 말 현재 이마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000억원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하남 스타필드를 비롯한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복합쇼핑몰 출점을 위해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사실상 이마트 혼자 짊어지고 있는 만큼 이마트가 중국사업까지 돌볼 여유가 빠듯하단 지적이다.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사업은 신세계프라퍼티에 이마트와 신세계가 9대 1 비율로 출자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이마트가 주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하남을 시작으로 고양 삼송과 인천 청라 등 10여곳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추가할 계획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마트를 비롯한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들의 중국시장 진출은 신규 출점보다는 폐점을 진행하는 축소 기조가 뚜렷하며, 투자로 볼륨을 키울 필요가 없는 시장”이라며 “과거처럼 중국시장에서 한번에 철수한다면 위약금 등의 폐점비용이 부담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임차기간이 만료되는 지점을 중심으로 축소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해외사업의 경우 베트남에 2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 외에 다른 투자 계획은 없으며, 현재 8개인 중국 현지 점포 중 1개 지점을 더 줄여 7개 점포를 운영하고 끌고 갈 계획”이라면서도 “중국사업 철수가 아닌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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