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지분 매입하고 역할 늘리고…승계 발판 다지는 한화 김동선

김지혜 기자 기사승인 2024. 03. 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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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 접목 '푸드테크' 경쟁력 강화
美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인수
승계 위해 지분 올렸지만 지배력 미미
비상장사 한화에너지 활용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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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동이 걸렸다.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적 국내 론칭을 이끌며 자신감도 붙었다. 잘 할 수 있는 부문인 '식품'과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푸드테크'의 시너지를 더할 미국 기업의 M&A를 직접 챙기며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화가(家) 3남 김동선 부사장이 그룹 내 역할을 늘리면서 승계 작업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

4일 한화푸드테크는 미국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 오토메이션와 자산 양도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29일 모든 계약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서브 오토메이션은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들이 2019년 설립한 회사로, 피자 로봇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는 김동선 부사장이 직접 미국 현지를 여러 번 오가며 공을 들인 끝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1월 김 부사장이 전략부문장으로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의 새로운 사명이다. 향후 식품산업의 경쟁력은 로봇과 AI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에 있다고 판단한 김 부사장이 자신이 전략기획담당으로 있는 한화로보틱스와의 시너지로 올해 본격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전문조직 신설과 연구개발 인력 확대는 물론 상반기 중 경기 성남시 판교 인근에 R&D 센터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첫 결실이 '스텔라피자' 인수인 셈이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등을 기반으로 그룹의 신사업을 관활하며 외식·유통사업에서 독자 기반을 구축 중이다. 자신이 국내 도입을 주도한 '파이브가이즈'는 3호점까지 오픈하며 여전히 '줄세우기'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 여기에 더해 이번 '스텔라피자'의 인수로 '푸드테크'의 성과도 결실을 낼 전망이다.

이제 승계에 있어 중요한 지분 확보 과제만 남았다. 한화그룹은 일찌감치 삼형제의 역할 분담을 끝냈다. 태양광·에너지·화학 등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금융 관련 사업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김 부사장은 유통·로봇 부문으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자신의 승계 기반이 될 한화갤러리아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해 재상장된 이후 어떤 달은 거의 주식 개장일마다, 어떤 달은 3일에 한번꼴로 지분 매입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김 부사장의 한화갤러리아 지분율은 1.78%로, 한화(36.15%)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배력은 약하다. 현재 김 부사장이 그룹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한화 2.14%를 비롯해 한화갤러리아 1.78%, 한화에너지 25%가 전부다.

지배력 강화를 위해선 (주)한화와 한화갤러리아 등의 지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를 통해 (주)한화나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키워 (주)한화와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합병비율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당장의 실현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분간은 한화갤러리아의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김동선 부사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푸드테크의 성과에 올해 단 또다른 직함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으로서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계약까지 체결하게 된다면 승승가도를 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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