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SK온, 1분기 역대 최대 적자 전망…수익성 개선 수율에 달렸다

이선영 기자 기사승인 2023. 04. 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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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역대 최대 규모 적자 전망
높은 매출원가 탓에 수익성 뚝
부채·유동비율도 전년 대비 악화
"하반기 수율 정상화 속도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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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로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이 올해 1분기 38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다. 인건비 등 고정비는 계속 반영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말 가동을 시작한 미국 2공장의 수율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SK온의 수율 안정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SK온은 당초 계획보다 흑자 전환 시점이 늦어지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1분기 2677~377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당초 지난해 4분기를 흑자 전환 시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수율 개선 작업이 지체되고 운영비가 증가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SK온은 지난해 1분기 2734억원, 2분기 3267억원, 3분기 1346억원, 4분기 3380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SK온의 높은 매출원가율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SK온의 매출원가율은 99.9%에 달한다. 연간 매출이 7조6178억원인데, 매출원가가 7조6138억원에 달한다. 높은 매출원가 탓에 연간 매출이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악순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품을 판매하고도 회사가 얻는 마진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기업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유동비율도 전년 대비 악화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58%로, 전년(167%)보다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147%에서 90%로 낮아졌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규모도 2021년 말 4990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9390억원으로 890% 급증했다. 자금 조달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올해 1분기에도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연말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한 미국 2공장의 수율 안정화가 여전히 더디게 일어나며 고정비 부담이 높은데다, 임직원 격려금 등 일회성 비용도 발생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SK온은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대내외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환경 탓에 계획 대비 수익성 개선 속도가 다소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신규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증대)이 일부 지연되면서 가동 초기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올해는 해외 공장 등의 생산성 제고, 판가 개선,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개선 활동의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금 조달도 지속하는 모습이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한국투자PE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 장기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3757억원의 투자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온, 한투PE 컨소시엄은 투자 유치를 위한 주주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SK온이 하반기부터 수율 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도 신규 라인이 정상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2~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최근 배터리업계의 수율 안정화 기간이 단축되고 있으며 SK온도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기존 헝가리 1공장, 중국 옌청 1공장처럼 수율 정상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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