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대신證 ‘3세 경영 개막’···이익 저하·편중 심화

김성훈 기자 기사승인 2023. 04. 0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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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석 부회장, 대신證 이사회 의장 선임
증시 불황에 대신證 작년 순이익 78.6%↓
위탁매매 순영업수익, 전체의 49%···쏠림 심각
IB 비중 14%로 낮아··부동산 부문 실적도 아직
대신증권 그래픽 4월3일자
마켓파워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의장 임기가 만료되면서, 양홍석 부회장이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이로써 대신증권의 3세 경영 시대가 열렸지만 시장 악화로 수익은 저조하고 그마저도 위탁매매 부문에 치우친 상태다. 대신증권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금융(IB)과 부동산 부문을 강화할 예정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홍석 대신파이낸셜 그룹 회장이 대신증권 이사회의 신규 의장으로 선임된 후 첫 거래일인 3월27일 대신증권의 주가는 전일보다 1.67% 빠진 1만2360원을 기록했다. 3월9일 종가 기준 1만3000원대가 깨진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대신증권 주가는 지난달 31일 1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 1만8500원을 기록한 52주 최고가보다 44.5% 이상 떨어진 상태다. 본격적인 3세 경영의 막이 올랐지만, 시장과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아들 양홍석 부회장은 지난 3월24일 대신증권 이사회의 신임 의장으로 선임됐다.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대신증권을 이끌게 된 양 부회장은 1981년생으로, 2021년 11월부터 부회장을 맡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회장에서 양 부회장으로의 세대교체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 부회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지난 2014년 3월 말 기준 양 부회장의 대신증권 지분은 6.66%에 불과했다. 이후 계속해서 지분을 늘려, 부회장이 된 해인 2021년 12월 말에는 9.82%까지 확대됐다. 의장이 된 현재 양 부회장의 지분은 10.19%,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6.08%다. 실무 경영 측면에서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양 부회장은 약 16년간 임원, 대표로 일하면서 각 계열사의 전문경영인과 발을 맞춰 왔다.

우려되는 것은 실적 하락이다. 지난 3월 초 양 부회장이 받아 든 대신증권의 2022년 성적표는 심각했다.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43.87%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71.38% 감소했다. 증권사 추정치보다도 8.8% 이상 낮은 수치였다. 당기순이익은 더 줄었다. 78.61% 축소됐고, 증권사 예상치보다 45% 이상 적었다. 순이익 금액으로는 10대 증권사 중 꼴찌를 겨우 면한 9위였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실적 하락의 원인을 증시 불황에 따른 수수료 수익 하락에서 찾는다. 기획재정부 통계에 의하면 작년 11월 기준 코스피 거래 대금도 2021년보다 42.5%, 코스닥 거래대금은 39.2% 감소했다.

사실 증시 악화는 증권업계 공통의 악재였고, 대부분의 증권사가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대신증권의 경우 순이익 감소가 특히 컸다는 점이 문제다. 대신증권의 감소폭은 78.6%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위탁매매에 편중된 수익 구조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달 공개된 대신증권의 2022년 4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위탁매매 부문의 순영업수익 비중은 전체의 49%에 달한다.

대신증권 측은 기업금융(IB)과 부동산 부문 강화로 수익을 다각화하고, 실적 개선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의 노력으로 지난해 기준 대신증권의 기업공개(IPO) 주관 성적은 전체 증권사 중 4위였다. 부동산 부문에서도 나인원한남과 춘천 온의지구 분양 등을 통해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부동산 조각투자기업을 인수하면서 STO(토큰증권발행)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그러나 IB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2.6% 감소했고, 순영업수익 비중도 작년 4분기 기준 14%에 그쳤다. 2021년 4분기 IB부문 비중이 26.8%였던 점을 고려하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동산 부문 역시 나인원한남의 추가 과세청구 금액 836억원이 충당부채로 설정되면서 우려가 발생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도 1조원에 달한다.

내년 수익성 전망도 녹록치 않다. 주요 증권사들은 대신증권의 내년 매출액이 올해보다 12.8%, 영업이익은 3.7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대신증권의 내년 순영업수익이 올해보다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D현대그룹 계열사의 공모채 주관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올해 IB부문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증권·부동산 시장 불안은 여전해 양홍석 부회장의 홀로서기 첫 해 성적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 부회장은 입사부터 임원이 되기까지 대신증권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대신증권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앞으로 양 부회장이 대신증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신증권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회사채·IPO 주관 뿐만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FI) 활동 확대 등 IB부문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과 연계된 영업이 많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신증권의 장점이 부각되기 힘든 분위기로 바뀌었다"라며 "중소형 IB 강자로서 증권 본업에서 창출 가능한 역량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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