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삼성도 SK도 아니다…반도체주 배당갑은

홍선미 기자 기사승인 2022. 06. 1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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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높은 배당성향 눈길
주당 5400원…전년의 4배
작년 당기순이익 3배 치솟아
반도체 생산 아닌 '설계회사'
생산설비에 투자 필요 없어
상승치 그대로 배당금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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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배당금 5400원, 배당성향 29.6%.

LX세미콘이 지난해 주당 5000원이 넘는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1444원, SK하이닉스가 1540원을 배당한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관련 주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이다.

LX세미콘은 배당 성향이 30% 안팎으로 여타 반도체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다, 반도체 호황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의 3배이상 치솟으면서 배당금이 급증했다. 작년 5월 출범한 지주사 LX홀딩스가 출범 첫해 1858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하며 안착한 것도 LX세미콘 같은 계열사의 실적 호조와 높은 배당금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식 시장 약세로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높은 배당성향과 실적 호재가 많은 LX세미콘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019년 830원에서 2021년 5400원…3년새 6.5배 ‘껑충’
13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지난해 전년 배당금(1350원)의 4배인 주당 54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전일 종가 12만2100원을 기준으로 하면 배당수익률은 4.42%로, 삼성전자(2.31%), SK하이닉스(1.49%)보다 월등히 높다.

LX세미콘의 작년 지급한 배당금은 총 878억2722만원으로 코스닥 상장기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인 것으로 집계됐다.

LX세미콘이 5000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한 것은 2010년 코스닥 상장 이래 처음이다. 배당성향이 2019년 35%, 2020년 30.3%, 2021년 29.6% 등으로 삼성전자(2021년 25%)나 SK하이닉스(11%) 높은 편이었지만 2019년에는 주당 830원, 2020년에는 135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3배↑…배당금에 고스란히 반영
높은 배당금은 전년대비 최대 3배 이상 뛴 지난해 실적 덕분으로 풀이된다. LX세미콘은 주 사업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호재로 작년 순이익(2964억원)이 전년보다 308.7%나 뛰었다. 지난해 배당금이 전년(1350원)의 4배인 54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순이익 상승치를 고스란히 배당금에 반영한 셈이다.

LX세미콘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각각 63.4%, 292.3% 오른 1조8988억원, 3696억원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여타 반도체 기업보다 배당금이 높은 것은 LX세미콘이 설계회사(팹리스)이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LX세미콘은 고객의 제품을 설계하고 외주처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구조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대규모 설비투자가 거의 없다. 별도의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설비투자액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해 48조2220억원을, SK하이닉스는 13조3640억원을 설비투자에 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배당금은 기본적으로 프리 캐시플로우(기업잉여현금)가 얼마나 남느냐에 따라 책정된다”면서 “여기에 성장, 투자, 주주가치 등 회사 이사회가 어디에 가치를 크게 두느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LX세미콘 지분 33.1%를 보유한 최대주주 LX홀딩스는 지난해 290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LX세미콘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LX홀딩스의 작년 매출(1858억원)의 15% 이상이 LX세미콘 배당수익에서 왔다.

◇“올해도 8인치 공급 부족…매출 30% 이상 증가할 것”
업계는 반도체 사업 호조세가 이어지며 올해 LX세미콘의 배당금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프앤가이드는 올해 LX세미콘의 당기순이익이 작년(2964억원)보다 30%가량 증가한 38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8인치, 12인치 파운드리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DDI 가격은 상당히 견조할 것”이라며 “이를 반영한 LX세미콘 올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31% 상승한 2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23% 증가한 455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LX세미콘의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6500원 내린 11만560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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