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박정호 “시총, 3년 내 200조 목표”…SK하이닉스 주가 부양 요인은

홍선미 기자 기사승인 2022. 05.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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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부회장, 공격적 목표 제시
1Q 사상 최대 실적 속 주가 힘 못받아
"낸드 성장·M&A 성공 땐 실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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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00조원을 목표로 3년 동안 준비하겠다.”(3월 30일 SK하이닉스 주주총회)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공격적인 주가 부양 목표를 제시하며 업황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80조원 가량인 SK하이닉스 시가총액(시총)을 3년 내 2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는 인텔 낸드사업부(솔리다임) 인수에 따른 D램과 낸드의 고른 성장 자신감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청주 M17 증설로 인한 사업 확장 기대감이다.

하지만 박 부회장의 이 같은 선언이 무색하게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내리막길이다. 연초 대비 16% 이상 빠진 주가는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 부회장이 제시한 주가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낸드 사업 성공 안착과 성장을 시장에 확실히 보여줘야한다고 조언한다. 업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국 투자가들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현재의 코리아디스카운트를 극복해야한다는 설명이다.

◇2월 13만→3월 12만→5월 10만…美 긴축 우려로 뚝뚝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종가 10만7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 종가를 유지했지만, 올초와 비교하면 16.34%나 떨어졌다.

1월 3일 12만8500원으로 출발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2월 한때 13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줄곳 하락했다. 3월 12만원대에서 4월 11만원대로 내려 앉은 이후 5월 들어 10만원대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물론 이 같은 하락세가 SK하이닉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정책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외국인과 기관이 대량 매도에 나서며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구조적인 영향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경우 D램 가격 하락 전망, 장비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 등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박정호 부회장이 공격적 주가 목표치를 제시한 것은 업황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비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 최대 실적을 내며 솔리다임 인수 효과를 증명했다. 1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은 12조 1557억원으로 반도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8조7197억원)보다 3조원 이상 많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 85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9%나 치솟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를 내세우며 그룹 계열사 주가 부양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는 것도 이 부회장의 공격 목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올해 사장단 경영평가에서 주가 평가 기준을 기존 30%에서 50% 이상으로 올렸다.

◇“낸드 성장·성공 M&A 동반된다면 200조 목표 가능”
업계역시 박 부회장이 제시한 시총 200조원 목표가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보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SK하이닉스는 D램이 벌어서 낸드를 보전해주는 구조였다”며 “하지만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낸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규모와 기술력 발판을 마련했다. 3년 정도 지나면 D램과 낸드가 모두가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고, 그렇다면 투자가들의 평가도 지금보다 후해지지 않겠냐는 기대감일 것”이라고 말했다.

ARM 등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 SK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반도체 밸류체인 강화 등이 시너지를 이룬다면 SK하이닉스에 대한 평가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황 연구원은 “낸드 사업 성장, 방향성이 있는 인수합병 등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SK하이닉스의 시총 200조원 목표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SK하이닉스 단독으로 시총 2배를 이루긴 어렵다”며 “외국 투자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회사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려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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