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BMW 대비 ‘영업이익률’ 40% 높은 벤츠…프리미엄값 or 과도한 마진?

박완준 기자 기사승인 2022. 04. 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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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 영업이익률 3~4%
'프리미엄 마케팅' 성공 영향
판촉비용 등 지출 대폭 절감
반도체 수급난 탓 가격 인상
"소비자에 부담 전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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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BMW코리아 대비 마진을 40%가량 더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벤츠코리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했지만, 판매 가격이 비슷한 BMW코리아의 경우 1~2%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벤츠코리아가 프리미엄 마케팅을 성공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의견이 존재하는 반면, 차량 판매에 과도한 마진을 남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영업이익률은 차량 판매 후 원가 및 판매관리비·광고비 등 판촉비를 모두 제외한 뒤 순이익을 비율로 계산한 수치로, 자동차회사가 본업에서 얼마나 돈을 잘 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영업이익률이 높을수록 자동차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뜻을 가질 수 있고, 차량 판매에 수익을 많이 남기는 장사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올라온 벤츠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매출은 6조1213억원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75억원, 14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14.3% 증가한 수치다. 차량 판매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3.5%를 기록했다. 반면 BMW코리아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4조6733억원, 995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18%, 66.8% 급등했지만, 영업이익률은 2.1%를 기록했다.

최근 4년간 영업이익률 추세도 벤츠코리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8년 3.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뒤 2019년 4.0%, 2020년 3.7%를 기록해 꾸준히 3~4%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BMW코리아는 지난 2018년 -15.7%, 2019년 2.8%, 2020년 1.5%로 분석돼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벤츠코리아가 BMW코리아보다 영업이익률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이유로 차량 할인 금액을 낮게 측정한 부분과 부족한 할인 프로모션 종류를 꼽았다. 실제로 동급으로 평가받는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를 신차로 출고할 시 BMW 차량 가격이 더 저렴했다. 아울러 차량 프로모션의 종류와 할인폭도 BMW가 벤츠보다 다양하게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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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더 뉴 EQE’(왼쪽)와 BMW의 뉴 7시리즈/제공=메르세데스 벤츠, BMW
지난달 31일부터 국내 소비자에게 인도를 시작한 벤츠의 6세대 완전변경 C클래스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차량 구매에 앞서 BMW 3시리즈 모델과 비교를 해봤을 때 벤츠의 할인 프로모션 종류가 부족했고, 할인되는 금액도 BMW보다 낮았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가격 인상의 대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가 프리미엄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실제로 벤츠와 BMW는 1987년 한국 수입차 시장이 개방됐을 때부터 한국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특히 벤츠는 브랜드 마크인 ‘삼각별’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성공한 사람이 타는 차’라는 인식을 심어 고급 이미지와 영업이익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같은 프리미엄 마케팅에 벤츠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판매량은 소폭 줄었지만, 매출 6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올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8년 7만798대, 2019년 7만8133대, 2020년 7만6879대를 팔았다. 지난해 역시 2020년과 비슷한 7만6152대를 팔았지만,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판매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판매관리비 등 지출을 효율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벤츠는 판촉비용 등으로 총 875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도 1899억원보다 50% 이상 절감한 금액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남기는 데 보탬이 됐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차량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를 모두 소비자가 흡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판관비가 표면적으로 감소한 이유는 2020년 판관비 목적으로 미리 확보되어 있던 예비금이 지난해로 환입됐기 때문”이라며 “합산 결과 2020년과 동일한 수준의 금액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BMW코리아는 지난 2018년 차량 화재 사건 이후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다.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지만, 프리미엄 대신 스포티한 이미지가 굳혀진 동시에 프로모션이 많다는 고정관념이 생겨 영업이익률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벤츠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BMW 차량 화재 사건에 반사이익을 본 대표적인 기업”이라며 “그 기간 동안 프리미엄 마케팅과 더불어 차량 디자인과 품질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꿔 소비자의 연령층을 다양하게 구축해 수익 안정성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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