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LG전자 ‘9년 공든탑’ VS사업본부, 하반기 흑자 전환론 ‘대세’

손민지 기자 기사승인 2022. 04. 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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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미래성장동력으로 '찜'
조주완 사장도 '車 전장' 사업 힘 실어
체질개선·판가인상 덕에 이익률 개선
"3Q 이후 첫 흑자달성 결실 맺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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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은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출범 후 지난 9년간 매출 실적을 경신하며 몸집을 불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2016년부터 2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수익성은 부진하지만 LG전자가 VS사업본부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전장 삼각편대를 구성해 ‘선택과 집중’ 경영을 해온 구 회장은 물론, 3월 정기 주총에서 전장 사업 수익률 개선 의지를 피력한 배두용 LG전자 대표이사 부사장(CFO), 지난해 말 취임 이후 전장 사업을 직접 챙겨온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 임원진도 전장사업 흑자전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시장 역시 VS사업본부의 수익성 향상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VS사업본부의 연간 매출(7조1938억원)은 최초로 7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2020년 대비 23.9% 증가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액은 9329억원(영업손실률 12.96%)으로, 오히려 전년 영업손실액 3803억원(영업손실률 6.55%) 대비 두 배 이상 커졌다. 회사 측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 관련 비용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회장은 스마트폰·태양광 등 성장성이 불투명한 사업을 정리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부)를 신설했다. 2018년 ZKW 인수와 지난해 7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설립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차량용 조명 시스템 △전기차 파워트레인이라는 전장사업 3대 축을 완성했다.

조주완 사장은 최근 멕시코의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생산공장 착공식에 참석하는 등 직접 발로 뛰며 전장 사업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ZKW에 방문했고 올해 초부터는 VS사업본부 R&D 핵심기지인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VS사업본부는 LG전자에 있어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존재다. 2016~2021년 LG전자는 VS사업본부 설비에 총 4조1965억원가량을 투자했으나 한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액 총합은 1조8115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올해 설비투자 예산 4조2965억원의 16%에 달하는 6881억원을 VS사업본부에 쏟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VS사업본부의 수주(공급계약) 잔액은 약 60조원이다. 특히 2020~2021년 거둬들인 수주액(약 20조원)은 사업 초기 5년간 매출보다 많다. 공식화되지 않았으나 VS사업본부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세단인 2022년형 EQS 모델에 플라스틱 올레드(P-OLED)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고,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차세대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부품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격적 수주 활동에 힘입어 올해 VS사업본부의 매출은 역대 최대치인 8조원, 수주 잔고는 65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VS사업본부 첫 흑자 달성 시점은 올해 3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고가 수주 중심의 체질 개선, 판가 인상 등으로 이익 가시성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발표된 LG전자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3000억원대였던 VS사업본부 영업손실은 올해 상반기 200억원대로 감소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의 비용 효율화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올 하반기 분기 흑자전환을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완화되면 하반기보다 일찍 흑자 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장 사업 흑자 전환이 올해 LG전자의 영업이익 5조원 돌파의 키포인트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물류비용부담 해소는 LG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VS사업본부 공급망관리실을 ‘SCM담당’으로 승격해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진 투자를 통해 사업을 키우는 시기라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며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구조 건전화를 통해 꾸준한 수익 확보가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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