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자사주 보유 킹 황현식· LG 주식부자 차석용

홍선미 기자 기사승인 2022. 04. 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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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사장 4만5800주, 6억5000만원
정호영 LGD 사장 1만5000주 2위
차 부회장은 50억여원 '가장 많아'
"책임경영 실천…기업문화 투영"
LG그룹 계열사 수장들의 자사주 보유 현황
LG그룹 계열사 수장들의 자사주 보유 현황
마켓파워로고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자사주 4만5800주를 보유해 LG그룹 계열사 수장 중 가장 많은 자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50억원가량의 자사주를 보유해, 계열사 대표이사 중 주식 부자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통상 회사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현재보다 미래 기업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알리는 시그널이다.

적자시절 자사주 1만주를 과감하게 사들인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회사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며 4억원 이상 가치의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등의 행보에서 책임경영, 업에 대한 자신감 등을 엿볼 수 있는 이유다.

반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배두용 LG전자 부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은 자사주를 단 한주도 보유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현재 자사주 4만5800주를 갖고 있다. 전날 종가(1만4250원)로 환산하면 6억5265만원이다.

황 사장은 상무시절이던 2009년께부터 1~2년에 한차례씩 2000~5000주 가량의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했고, 지난해 4월에는 한꺼번에 2만5000주를 사들여 5만주에 가까운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황 사장에 이어 자사주를 많이 취득한 계열사 수장은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 주식 1만5000주를 가지고 있다.

정 사장의 자사주 매입이 2020년과 2021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2016년 보유 지분을 다 팔았던 정 사장은 2020년 8월 1만주, 이듬해인 2021년 5000주를 사들였다. 2020년 3분기는 중국발 저가 액정표시장치(LCD)로 적자를 이어갔던 LG디스플레이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시기다. 정 사장의 자사주 매입이 향후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과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 1만주(우선주)는 가치가 49억2500만원에 달한다. LG생활건강 우선주 주가가 지난 2020년 2월 86만원대까지 올라갔고 현재 50만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차 부회장의 주식가치도 재작년의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LG생활건강 주가가 LG 그룹사 중에서도 가장 높고 차 부회장의 보유주식량도 많은 편에 속해 임원 사이에서도 보유 주식 가치가 단연 눈에 띈다.

더욱이 차 부회장의 자사 주식 매입 시기는 6만원대였던 2006년, 50만원대였던 2013년 등 2013년 이전에 집중돼 있어 이익률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차 부회장은 사장 시절이던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LG생활건강 주식을 사들여, 2013년에는 자사주를 5만4000여주 가까이 소유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해 말 1만주 외 모든 주식을 정리해 현재까지 보유 중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전 직장인 ㈜LG 주식 1만3673주를 보유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오기 직전 몸담은 ㈜LG 시절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주식 1000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권영수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보다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고 주주 신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약속”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 기업 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권봉석 ㈜LG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근무했던 LG전자 주식 9876주를,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자사주 2373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배두용 LG전자 부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은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LG 그룹의 기업 문화가 투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인위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 LG의 기업문화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가치를 높여 주주가치를 재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자사주 매입은 개인 선택의 영역이라 특별히 그룹 차원에서 권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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