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삼성전자, 美 제4이통사와 兆 단위 공급계약 체결 유력 ‘버라이즌 어게인’

박지은 기자 기사승인 2022. 04.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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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美 디시 네트워크
5G장비 개발 6월 완료 예정
조만간 공급계약 체결 관측
올 매출 5조 돌파 가능성도
통신장비사 반사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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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미국 디시 네트워크 5G 장비수주가 임박하면서 국내 통신장비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경훈 사장이 이끄는 네트워크사업부는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 유럽 1위 보다폰 등에 5G 장비 공급 경험을 갖춘 가장 유력한 사업자다. 디시 네트워크가 올해 설비투자에 쓰겠다고 밝힌 25억달러(약 3조675억원) 가운데 3분의 1만 수주하더라도 1조원대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그동안 최대 수주 실적은 2020년 버라이즌과 맺은 8조원대(5년) 5G 장비 공급계약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삼성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장비사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통신장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와 5G 장비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오는 6월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존 미국 이동통신시장은 버라이즌, AT&T, T모바일 3사가 과점적 지위를 누렸지만 지난해 디시 네트워크가 제4이동통신사로 진입 허가를 받았다. 단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당장 내년 6월까지 5G 기지국 3만개 이상 구축, 미국 내 커버리지 70% 달성을 요구받았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22억달러(약 2조6983억원)의 벌금을 내야 해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디시 네트워크가 조 단위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디시 네트워크가 지난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를 살펴보면,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 개방형 무선 네트워크(O-RAN) 기반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O-RAN 기반 5G 장비를 영국 보다폰 등과 먼저 상용화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시 네트워크와 공급계약 체결은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공급망에 포함된 통신장비사들을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삼성전자에 4G용 안테나를 공급하는 케이엠더블유, 에이스테크, 5G 안테나를 공급하는 기가레인, 에이스테크, 알에프텍, 증폭기를 생산하는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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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 네트워크 로고-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기존 고객사인 버라이즌 외에 북미 주요 이통사들의 5G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미국 중대역 주파수(3.45~3.55㎓) 경매에 AT&T와 T모바일이 적극 참여한 것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중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가장 많은 경매금을 지불한 통신사는 AT&T(40%)와 디시 네트워크(33%)였다. 티모바일은 13%의 경매금을 지불했다. 앞서 2020년 경매에서는 버라이즌의 지불금 비중이 56%에 달했다. 버라이즌은 주파수 확보 후 삼성전자와 7조원대 5G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올해 매출 5조원 돌파 기록을 쓸 가능성도 높다. 네트워크사업부는 국내 이통사들의 5G 투자가 절정이었던 2019년 매출 4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매출은 3조5600억원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4조5800억원대를 회복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28.7%), 에릭슨 (15%), 노키아(14.9%), ZTE(10.5%), 시스코(5.6%), 삼성전자(3.1%), 시에나(2.9%)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전체 규모는 1000억달러(약 122조7500억원)로 올해 성장률은 4%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자체 최고 점유율 7%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점유율은 3.1%다.

고영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분쟁과 더불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중국의 친러 행보 역시 화웨이에 불리한 상황”이라며 “버라이즌 수주에 이어 또 한번 삼성전자의 반사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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