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지난해 SK㈜ 배당금 수익 악화…SK E&S 탓?

이선영 기자 기사승인 2022. 03.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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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447억원…전년대비 49% 줄어
SK E&S 배당 규모 큰폭 감소 영향
최대주주 최 회장은 1038억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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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로고
SK그룹의 지주사인 SK㈜의 작년 배당금 수익이 1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해 왔던 자회사인 SK E&S의 배당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한 탓이다. SK E&S가 최근 SK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수소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당을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 E&S는 2020년 중간·결산 등 총 두 차례에 걸쳐 배당을 실시했는데, 중간배당이 2020년 실적에 반영됐다. 중간배당은 SK E&S의 차이나가스홀딩스의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특별배당이었는데,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지주사의 별도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된 배경이다. 다만 올해 SK E&S의 결산배당이 전년 대비 확대되면서 SK㈜의 배당금 수익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지주사는 별도 사업을 하지 않고 자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배당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SK㈜의 배당성향도 매년 상향되는 추세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별도 실적 기준 30%를 기록했으며, 연간 배당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태원 회장이 받게 되는 배당금은 높아지는 추세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SK㈜의 배당금 수익은 지난해 7447억원으로 전년(1조4745억원)보다 49% 감소했다. 지난 2017년 6918억원, 2018년 8309억원, 2019년 1조2475억원 등 2020년까지 매년 상승해 왔던 배당금 수익이 지난해 급감한 모습이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SK㈜의 사업부문은 투자(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이 중 투자부문의 매출액은 자회사와 투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투자부문 매출액은 912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배당금 수익이 82%의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20년 매출 비중은 88%에 달한다.

이처럼 SK㈜의 주요 수익원인 배당금 수익 감소에 따라 지난해 실적도 악화됐다. 전사 매출액은 2020년 3조4740억원에서 지난해 2조749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조6580억원에서 8301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조7160억원에서 1조4998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수익이 급감한 건 SK E&S의 배당이 축소된 영향이다. 작년 매출에 반영되는 배당금 수익은 자회사들의 2020년 결산 배당이다. 현금 유입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매출을 잡기 때문이다. SK㈜의 보유 지분 기준 SK E&S의 결산 배당금은 2020년 135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결산 배당이 657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9% 감소한 셈이다.

게다가 SK E&S는 2020년 보유하고 있던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중간 배당을 한 차례 실시하기도 했다. 이 때 중간배당 규모는 4543억원인데, SK㈜의 2020년 매출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SK E&S로부터 받은 배당 수익이 2019년 1조1113억원에서 2020년 1350억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SK E&S의 배당이 줄어든 건 최근 수소사업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경상이익으로 인한 특별배당이었던 중간배당을 제외하면 SK E&S의 배당은 6000~7000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2020년 1350억원, 지난해 2600억원으로 배당 규모가 줄어들었다.

SK㈜가 지분 33.4%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이 2020년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SK이노베이션의 2019년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SK㈜에는 926억원이 지급됐다.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등은 배당 규모의 큰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SK㈜는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배당총액은 약 4476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2016년(2087억원) 대비 114% 확대된 규모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SK㈜의 지분 17.5%를 보유하고 있는 최 회장은 1038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됐다.

SK(주) 관계자는 “배당 수익이 감소한 이유는 SK E&S의 배당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2020년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 매각에 따른 배당금액이 일시적으로 컸으며, 그 효과로 2021년 배당금이 크게 감소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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