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삼성전기, 존재감 줄어든 카메라모듈…脫전자·미래차 집중

홍선미 기자 기사승인 2022. 03.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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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포화 속 영업익 나홀로 뒷걸음
지난해 납품단가 44% 하락도 한몫
고객사 다변화·프리미엄 확장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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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영업이익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는 지난해 9조6000억원이 넘는 매출과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냈지만, 유독 카메라모듈 사업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뒷걸음질 쳤다.

업계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카메라 모듈 시장 포화와 함께 삼성전기의 주 고객인 삼성전자의 플래그십폰 판매 저조, 납품단가 인하 등을 꼽는다. 카메라 모듈 시장 포화만을 지목하기엔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취임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카메라모듈 거래선 다변화라는 회사의 오랜 과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자율주행차 등 첨단 정보통신(IT)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 확장을 꾀하며 카메라모듈 사업의 새로운 성장 발판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이익률 쑥쑥 크는데…카메라 모듈, 7.31%→6.11%→4.99%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카메라 통신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240억원, 16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보다 15% 이상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95% 줄어 영업이익률도 축소됐다.

작년 영업이익률은 4.99%로 2019년(7.31%)과 2020년(6.11%)에 이어 1%P이상 줄었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률이 2019년 9.59%에서 2020년 11.77%, 지난해 15.36%로 매년 큰 폭으로 오른 점을 감안하면,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의 영업이익 축소는 회사의 고민거리다.

업계는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 수익성 하락의 원인으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폰 판매 저조, 중저가 라인업 강화, 납품단가 인하 등을 지목한다. 특히 지난해 초 출시된 갤럭시S21 시리즈는 판매가 저조해,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호재로 이어지지 못했다.

삼성전기의 납품 단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카메라 모듈 가격이 전년대비 44% 하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역시 작년 카메라모듈의 평균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35.4%하락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한해 평균판매가격이 전년대비 12.5% 떨어진 데 이은 2년 연속 하락이다.

2018년과 2019년 카메라모듈 평균판매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64.8%, 77.4%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기술이 최근 몇 년간 급속히 발전했기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기능 차이가 거의 없을 만큼 한계점에 왔다”며 “부품사가 새 기능을 추가해 제품을 출시하면 단가를 높여 받을 수 있지만, 최근 제품은 기능 차별화가 없다 보니 단가 협상에서 불리한 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의존도 20%대로 뚝…장덕현 사장 “차세대 IT·전장에 집중”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의존을 줄이고 고객사를 다변화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2019년 47.1%이었던 삼성전자 매출 비중은 지난해 28.6%를 기록해 처음으로 30% 아래를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이 자리를 샤오미 등 중국 세트업체로 채우고 있다. 삼성전기는 중국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하고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급격히 성장하는 미래차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4900억원 규모의 테슬라 카메라 모듈을 수주한 삼성전기는 올해도 수주전에 뛰어들며 시장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최근 회사의 미래 성장 축으로 차세대 정보통신(IT) 제품과 미래차용 전장 분야를 꼽았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반도체 패키지 기판 외에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도 차세대 IT와 전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장 사장은 최근 미디어 행사에서 “카메라 모듈 사업은 스마트폰과 자율주행, 메타버스 분야에서 전 세계 유수 기업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주력 사업군을 두 성장축인 차세대 IT 분야와 전장 제품에 맞추고 기술 개발과 시장 우위 확보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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