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최정우號 포스코, 3년간 미래먹거리에 5.8조 투자…성과는 ‘아직’

이지선 기자 기사승인 2022. 03. 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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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아르헨 리튬사업 등 공들여
친환경 설비구축 등 5조8000억 투입
당장 영업익 확대 등 이어지기 어려워
"기업가치 상향 위해 성과 앞당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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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컷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취임이후 단행한 투자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기존 철강업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친환경 기술의 도입이 핵심이다. 특히 새 먹거리로 떠오르는 2차전지 관련 생산설비 확대와, 그 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개발권 등을 확보하는데에 3년여 간 총 5조8000억원 가량을 쏟아부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래를 내다보는 사업에 주로 투자한 만큼 실제 매출이나 영업이익 증가 등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대표적 사례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개발권 투자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18년 해당 염호에 31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9500억원을 더 투자했다. 이 염호에서 생산 가능한 리튬의 가치로 추산한 매출 추정치는 약 10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추정치일 뿐 아직 개발 시작단계다.

포스코그룹은 2023년부터 2024년에 걸쳐 기존 투자한 생산 설비가 완공되면서 점차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이 지주사 전환 명분으로 내세웠던 ‘3년 내 기업가치 3배 상향’을 위해서는 성과 실현 계획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포스코홀딩스 출범 이후 계획된 지역 사회 환원 목적의 투자 규모도 적지 않기 때문에 자금 조달을 위해서라도 눈에 보이는 성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7일 포스코그룹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2018년 하반기 이후 단행한 주요 투자 규모는 약 5조7900억원 수준이다. 주로 리튬, 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나, 친환경 설비 구축 등 인프라 부문에서 단행됐다.

특히 지난해에 2차전지 소재 등 철강사업 외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규모가 컸다. 지난 2018년에 투자했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 추가로 약 9500억원을 투자했고, 호주 니켈 광산 개발 기업인 레이븐소프 지분 일부를 2700억원에 인수하는 등이다. 또 2차 전지 소재 재활용 공장이나 고순도니켈 정제공장, 수산화리튬 공장 설립에도 적지 않은 자금을 쏟아부었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23년부터 2024년에 걸쳐 수산화리튬 생산, 고순도 니켈 정제 공정 등이 본격화되면서,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는 연간 매출액 약 103조원까지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아직 성과는 ‘추정치’에 머물고 있다. 직접 손에 잡히는 이익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투자를 집중적으로 집행하고 있는 포스코 아르헨티나 법인은 아직 영업손실을 내고 있고, 이외에 해외 합작 투자 법인, 니켈 광산개발 등도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 영업이익 비중은 철강업이 전체의 85%고 비철강사업이 15% 수준에 불과한데 투자는 영업이익이 적은 쪽에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투자 실익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의 투자 계획도 쌓여있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더욱 적극적인 투자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영업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보다는 지역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도 줄줄이 예정돼있다. 일단 포스코는 광양 제철소에 3년간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자회사 포스코케미칼도 광양시에 전구체 공장 신설을 위해 올해부터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7000억원 수준으로, 예정된 투자를 위해서는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기존에 단행된 투자 성과를 빨리 낼 필요가 있다.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때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려면 기업가치 상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포스코홀딩스의 기업가치에 기존 철강업의 가치와, 신사업 가치가 모두 반영되기 위해서는 투자했던 비철강 사업의 수익 확대나, 투자 기업 가치 상승 등 구체적인 투자 성과가 필요하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특성상 기존 설비 유지보수, 안전강화 등 비용이 들어갈 부문이 많은데, 최근에는 신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신사업 투자는 기대감도 있지만 리스크도 적지 않은 만큼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이익 목표나, 투자를 직접 단행한 해외 법인 수익성 확대 등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기업가치 상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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