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국민연금 목소리 내기 본격화, 대상 기업은 어디?

장일환,이상원,성유민 기자 기사승인 2019. 01.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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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주주권행사가-예상되는-기업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천명하고 나섰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지나친 경영간섭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주권 행사를 제한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진그룹이 비정상적인 지배구조 속에 오너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주주권 행사에 관한 명분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지지한 만큼 향후 국민연금의 경영 개입이 본격화되리란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특히 오너 리스크가 부각된 기업, 배당률이 낮아 주주들의 불만이 큰 기업, 정부정책에 반하는 경영전략을 추진하는 기업 등이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제도적 바탕을 마련한 이후,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의 장기 수익성을 추구한다는 목적과 달리 기업 경영에 정부의 입김이 과도하게 개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주요 연기금과는 다르게 의사 결정구조가 독립적이지 못하고 정부의 영향력 아래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배구조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보건복지부장관이 겸임하는데, 부처 장관의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기금운용위원의 구성도 4개 부처 차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준 전체 자산의 19%에 해당하는 124조원을 국내 주식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이중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만 해도 총 297개사로, 국내 전체 상장사의 15%가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기업은 한진칼이다. 한진칼은 지난해 총수일가의 갑질 사태에 휩싸인 후 횡령·배임 의혹에 휘말려있다.

삼성전자도 아직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논란과 연관됐다는 의혹으로 재판이 진행중이라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지분 7.4%를 보유하고 있는 효성도 대상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에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에 대한 과도한 겸임과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셀트리온과 호텔신라도 오너의 모럴헤저드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항공기내에서 승무원을 상대로 외모를 비하하는 등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또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보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자택 공사비용을 삼성물산이 대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아모레퍼시픽과 현대중공업도 경영성과 대비 대주주가 과도한 임금이나 배당을 가져간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각각 지분 6.1%와 9.6%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기업의 고질적 문제인 ‘짠물배당’은 국민연금 주식을 보유한 대부분의 상장사가 공통으로 지적받는 부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기본 목적은 연금의 수익성 추구”라며 “과도한 경영자율성 침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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