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효성家, 3세들의 ‘책임경영’...실적상승 견인

윤서영 기자 기사승인 2016. 1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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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의 오너3세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책임경영’이 지난 3년간 ㈜효성의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와병으로 경영일선에서 거리를 둔 2013년 이후 장남 조 사장과 삼남 조 부사장 체제 아래 효성의 영업이익은 2015년 기준 약 2배 늘었다.

이들 형제가 3년간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시장에는 긍정적 신호로 작용, 효성 내부에서는 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방증하는 사례가 됐다. 2013년부터 올 9월까지 두 형제가 사들인 ㈜효성 지분 매입가는 3090억원 규모다.

오너 3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매입과 함께 실적이 개선되면서 ㈜효성의 신용등급도 A+로 한단계 올라섰다. ㈜효성의 신용등급이 A+로 올라선 건 3년만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의 오너3세들인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이 2011년부터 올 9월까지 늘린 효성 지분은 총 11.23%로 올해만 자사주 획득을 위해 566억3100만원을 투자했다.

조 회장은 2011년말 10.32%였던 지분율을 올 9월에 10.15%로 0.17%포인트 낮췄다. 대신 조 사장은 같은 기간 7.01%에서 13.80%로, 조 부사장은 7.77%에서 12.21%로 각각 6.79%포인트, 4.44%포인트씩 상승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의 부인 송광자 씨를 포함한 특별관계자 8명(조양래, 이상운, 조인영, 조인서 등)을 포함한 지분은 총 36.69%(9월8일 기준)에 달한다.

2011년에는 조 회장을 포함한 특별관계자 총 10명의 지분은 32.52%였다. 약 5년만에 효성 오너가의 지분은 4.17%포인트 상승했다.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이 ㈜효성의 지분 매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건 차남 조현문씨가 2011년 효성그룹의 불법 비리를 밝힌다며 내부감사를 추진하면서부터다. 당시 부사장으로 있던 조현문씨는 이후 2013년 2월 돌연 사임했고 형인 조현준 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등을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효성일가는 조현문씨가 보유하고 있던 7.18% 지분을 모두 매도,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1년 조현준 씨가 사장으로, 그 다음해인 2012년 조현상 씨가 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효성은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시작했다. 두 형제가 경영에 뛰어든 2013년부터 효성의 실적은 상승세다. 2011년 277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2년 2231억원, 2013년 4859억원, 2014년 6003억원, 2015년 95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11조3421억원에서 2012년 12조6118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12조5792억원, 12조1771억원, 2015년에는 12조4585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2013년 9월에 수주단가의 하락과 해외 수주 건 초도생산에 따른 생산효율성 저하 등으로 중공업 부문의 실적이(2011년 -1153억원, 2012년 -1283억원)좋지 않았지만 섬유와 산업자재, 화학 등의 사업부문 실적이 이를 만회했다.

특히 이들 형제는 효성의 자산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눈여겨볼 점은 부채는 줄이고 자본을 늘려 안정성 있는 자산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2011년 13조6232억원이던 총자산은 2012년에 13조7727억원을 기록, 2013년과 2014년에는 13조5934억원과 13조6621억원으로 조금 떨어졌다가 2015년에는 14조132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는 2011년 10조6628억원에서 2015년 10조5411억원으로 줄었고, 자본은 같은 기간 2조9604억원에서 3조4721억원으로 5117억원 늘었다.

오너 3세들이 이룬 실적 호전과 재무건전성 덕분에 신용평가사들도 효성의 신용등급을 올리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2일 효성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단계 올렸고, 한국신용평가도 기존 A에서 A+로 상향하면서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나이스신평은 효성에 대해 “사업 전반의 이익과 잉여현금 창출력이 확대되고, 채무상환도 적극적이라 재무부담 완화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수익성 및 이익창출력이 크게 제고됐다”며 “확대된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자금소요를 충당하면서 재무안정성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결기준 효성의 EBITDA(감가상각전영업이익)/매출액은 2013년말 8.8%에서 2014년말 9.8%, 지난해에는 12.7%까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매년 수익창출력이 좋아진다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 강병준 애널리스트는 “효성의 신용위험도가 많이 줄어들면서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게 됐다”며 “올해도 견조한 영업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입금 규모도 크게 축소되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 중기적으로도 양호한 재무실적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효성은 오너3세들의 책임경영과 함께 효성만의 독자 기술 개발, 글로벌 시장 진출의 성과 등이 실적 견인과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효성 관계자는 “오너 3세들의 ‘책임경영’ 이후로 효성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며 “타이어코드 등 글로벌 넘버원 브랜드 제품들이 인정받으면서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됐고, 독자기술을 보유한 만큼 해외 공장도 현지화 전략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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