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재계 ‘투탑’ 현대차·삼성, CEO 자사주 비교해보니

이진석 기자 기사승인 2016. 1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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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2위를 다투는 현대자동차와 삼성그룹의 계열사 CEO 자사주 보유현황을 비교한 결과, 현대차 CEO들의 비중이 삼성을 10% 이상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에 대한 로열티(충성심)를 증명하는 지표로 활용된다는 측면에서 현대차의 내부 결속력이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사를 기준으로 현대차의 계열사 11곳 가운데 오너일가를 제외한 12명 중 8명(67%)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이 2만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으며, 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1만7482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1만주),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5200주)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의 대표는 책임경영과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계열사 CEO들의 자사주 보유현황은 그룹사가 판단하는 로열티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CEO들의 자사주 취득은 주주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기업의 내부사정에 밝은 CEO들이 주식을 사들인다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회사의 신뢰도 함께 올라간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부진으로 그룹 각 계열사들의 실적도 주춤한 모습이지만 CEO들의 자사주 보유는 향후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는 측면에서 주주들의 이탈을 막는 역할도 한다.

반면 삼성은 자사주를 갖고 있는 인원이 19명 가운데 10명으로 절반을 가까스로 넘을 뿐이다. 삼성SDI·삼성생명보험·삼성증권·에스원·호텔신라 등 5곳의 계열사에서는 대표가 단 한주의 지분도 보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유지분 총액에서는 삼성이 현대차 CEO들을 압도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CEO들의 보유 지분은 22일 종가 기준 73억4000만원 상당으로 현대자동차의 20억7000만원의 3배가 넘는다.

10억원 이상 자사주를 보유한 대표이사를 보면 현대는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2만주·10억원)만이 겨우 턱걸이로 넘는 반면, 삼성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1700주·27억9000만원), 김신 삼성물산 사장(9193주·12억9000만원), 정유성 삼성SDS 사장(8000주·11억7000만원) 등이 있다.

이는 기업의 규모에 비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330조원 규모를 자랑하지만 현대차는 30%에도 못 미치는 90조원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CEO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면 시장에 현재 주식의 가치가 굉장히 저평가됐다는 시그널을 전하는 효과가 있다”며 “회사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주식의 가치와 개인의 부가 함께 움직이므로 책임경영의 의지를 높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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