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검찰수사 받는 동륭실업, 조현문 효성 차남과 무슨 관계

이후섭 기자 기사승인 2016. 09.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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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을 떠나 동륭실업에 안착했던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불과 1년만에 경영 전면에서 물러나 그 배경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륭실업은 부동산임대업 및 주차장업을 영위하는 효성 계열사로, ‘박수환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로부터 최근 압수수색을 당했다. 지난해 조 전 부사장의 대표이사 등극 당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던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는 올해 3월 조 전 부사장의 대표이사 사임과 동시에 임원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5월 동륭실업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41억원의 사재를 털어 무이자로 차입금을 제공하는 등 회사의 이익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더불어 효성그룹에 계열 분리를 요청할 정도로 애착을 보여왔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륭실업은 지난해 매출액 14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7억원에서 소폭 감소했다. 이는 판매관리비가 2배가량 증가한 영향으로 2014년 1억원 수준이었던 급여가 지난해 2억7000만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박 대표를 비롯해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가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으며, 정근모 공동대표이사도 선임됐다.

2013년부터 2년간 조 전 부사장의 홍보대행 업무를 맡았던 박 대표가 최근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가운데 검찰은 동륭실업을 포함한 박 대표의 거래처 4~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한 상황이다. 박 대표는 거래처로부터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의 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공시지가 385억원에 달하는 6711.8㎡의 대지를 보유하고 있는 동륭실업은 2008년 처음 매출액 10억원을 넘긴 이후 해마다 매출이 늘고 있으며, 50%를 넘나드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해온 알짜배기 회사다. 조 전 부사장이 80%의 지분을, 형제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돌연 효성 부사장직을 사임하고 형인 조현준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효성과 갈등을 빚어온 조 전 부사장은 그 해 5월 동륭실업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사실상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기에 국내에서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는 조 전 부사장이 사업가로서 일어설 수 있는 기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평가됐다.

조 전 부사장은 회사를 맡게된 후 사재를 털어 41억5000만원의 단기차입금을 무이자로 제공했고, 이를 활용해 회사는 채무구조를 대폭 바꿨다. 꾸준한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이자율 5~6%대 14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인해 순손실을 면치 못했던 동륭실업은 낮은 이자율의 장기차입금 100억원으로 갈아탔다. 이자관련 비용을 5억원 넘게 줄이면서 2012년 5억5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동륭실업은 2013년 1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이익개선에 공을 들인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직접 대표이사로 등극했다. 2002년부터 효성계열사로 편입되기 전인 2009년까지 동륭실업 대표이사직을 지낸 정근모 이사와 함께 공동으로 대표직을 수행하게 됐다. 사실상 독립경영을 하게 된 조 전 부사장은 지분적으로도 완전히 효성과 분리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올해 3월 갑작스레 대표이사를 사임했고, 동륭실업은 정근모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조 전 부사장은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기는 했으나, 계열 분리를 요청한지 1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황이다.

한편 2013년 단기차입금 제공 이후 6개월마다 계약을 연장해온 조 전 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임 이후인 올해 6월에도 내년 1월까지 무이자로 계약기간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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