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NHN엔터, 2세 자사주 매입…총수 그룹 지배력 강화중

장일환 기자 기사승인 2016. 07.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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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52)의 자녀들의 NHN엔터 주식을 매수하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후계 승계 과정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NHN엔터가 최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 IT회사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시점임을 고려하면 회사 지배력 강화와 주가 안정화를 위한 과정으로 여겨진다.

NHN엔터는 2013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대주주로 있던 NHN에서 게임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동문인 이해진 의장과 이준호 회장은 이 회장의 서치솔루션이 네이버에 검색솔루션 등을 제공하면서 사업적으로도 인연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서치솔루션과 네이버가 서로 주식교환을 하면서 이 회장은 네이버의 대주주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후 이 의장의 사업 집중화 과정에서 이 회장이 2013년 인적분할을 통해 게임회사인 NHN엔터를 설립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수민(24)·이수린(18) 남매는 지난 5~7월 각각 17회에 걸쳐 NHN엔터 주식을 각각 26만주, 22만주 매수했다. 이로써 지분율은 이수민 1.31%, 이수린 1.13%로 상승했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증가하자 지난 4월 최저 5만46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이달 8일 6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측의 회사 지배력 강화와 주가 안정은 NHN엔터의 최근 행보에 중요한 조건이다. NHN엔터는 기존 게임회사에서 벗어나 종합 IT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NHN엔터는 보유하고 있던 웹젠 지분을 처분했다. 또 롯데카드와 함께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PAYCO)’를 론칭해 간편결제 서비스에 뛰어드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페이코 사업 확장을 위해 한국사이버결제에 지분을 출자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위한 투자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 웹보드 게임 관련 규제로 게임산업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매출 구조를 다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업 다변화 결과 NHN엔터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의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모바일 게임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1분기 매출액 2036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동안 줄곧 적자를 내다가 1년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 게임에 집중하던 회사에서 벗어나 종합 IT기업으로 변화하면서 추후 페이코 등 신규 사업의 성공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업 다각화 과정 속에서 불안정성으로 인한 주가 하락과 개인 주주들의 반대 등에 직면할 수 있다. 불필요 지분을 정리하고 주가 안정화와 이 회장측의 지분 확보로 사업 성공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사업 확장 등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이회장이 회사내 지분을 확대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전업주부인 이 회장의 부인 권선영 씨의 지분도 0.36%로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제이엘씨의 지분과 자녀들의 지분을 합치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39.03%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페이코의 성장과 실적에 따라 재빠른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J와 SK가 총수부재로 주요 사업 전략에서 고배를 마셨던 데서 보듯추후 대형 M&A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기업 체질개선을 위해선 이회장의 지배력강화가 필수적이다.

아직 페이코 등 신사업 성장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주가에도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향후 사업 다각화가 성공하면 주가 상승 후 매각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 연구원은 “페이코 등 NHN엔터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NHN엔터의 규모를 고려해볼 때 사활을 건 사업으로 짧게는 1~2년 길게는 3~4년의 장기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사업 성공에 대한 믿음을 갖고 주식을 사들인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NHN엔터가 그동안 준비중이던 페이코 기반 광고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으로 신규 사업의 수익성과 향후 전망에 따라 사업 전략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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