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박찬구 회장 딸 주형씨 지분 확대…금호석화 ‘3세 경영’ 속도

김보연 기자 기사승인 2016. 04.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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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그룹-지배구조-현황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딸 박주형 상무가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상무로 선임된 후 경영 참여를 위한 지분 취득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그간 금호석유화학그룹은 박찬구 회장을 필두로 장남인 박준경 상무와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 박철완 상무가 그룹 지배구조를 양분했다.

업계에서는 박주형 상무의 등장으로 박철완·박준경 상무와 함께 ‘3세 트로이카’ 체제가 구축되면서 경영 승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주형 상무는 올해 들어 8차례에 걸쳐 금호석유화학 주식 1만6192주를 매입했다. 지난 1월 5982주, 지난달에는 1만210주를 사들였다.

박주형 상무는 지난해 금호석유화학 경영에 참여키로 한 이후 자사주 매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총 1만7930주를 매수했다. 현재 박주형 상무가 보유중인 주식은 총 21만6309주로, 전체 주식의 0.65% 규모다.

지분 확보에 들어간 비용은 대부분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됐다. 박주형 상무는 현재 골든브릿지투자증권·NH농협은행·광주은행 등에서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현재 박주형 상무가 보유 중인 주식 중 98%(21만1035주)가 질권(담보) 설정된 상태다. 다만 더 이상 추가로 질권 설정할 수 있는 주식이 거의 없는 만큼, 향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주형 상무가 금융권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면서까지 지분을 확대하는 이유는 빠른 시일 내에 지배력 강화가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세 경영의 양축인 박준경, 박철완 상무는 각각 금호석유화학 지분 6.52%, 9.10%를 보유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박주형 상무는 경영 일선에 나선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만큼 상대적으로 지분율이 낮은 상황이다.

또 박찬구 회장의 우호지분 쌓기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단일 최대주주는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다. 이는 박찬구 회장(6.09%)과 박준경 상무의 지분을 합친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언제든지 분가(分家)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금호아시아나와의 계열 분리로 ‘형제 경영’ 체제가 막을 내린 만큼, 3세 경영도 독자 노선으로 갈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박주형 상무가 ‘금녀의 벽’을 넘어 경영 일선에 나선 만큼 새로운 3세 후계 구도가 조성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과거 금호그룹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경영 참여 및 지분 취득을 금지해왔던 만큼 이례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또 박주형 상무가 그룹의 핵심 부서로 꼽히는 구매자금부문을 맡으며 주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도 이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별도 그룹으로 출범한 첫해인 만큼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중요한 시점에 박주형 상무가 어떤 역할을 할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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