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독자경영 나선 KCC 삼형제, 계열분리 신호탄?

김보연 기자 기사승인 2015.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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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정몽익, KAC 최대주주 등극
장남-KCC, 삼남-KCC건설 상장사 보유
"예고된 수순…점진적 분리 나설 것"
KCC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익 사장이 그룹 계열사 ‘코리아오토글라스(KAC)’의 상장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설 예정이다. 이에 그간 업계에서 예견돼온 그룹 계열분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남 정몽진 회장이 KCC를, 정몽익 사장이 KAC를, 셋째 정몽열 사장이 KCC건설을 나눠 갖을 것으로 점쳐왔다.

특히 KAC의 상장으로 삼형제가 각자 상장사 하나씩을 보유하게 돼 독자 경영의 기반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현재 KCC그룹 내 상장 계열사는 KCC와 KCC건설뿐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C는 오는 21~22일 공모청약을 거쳐 29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공모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공동 최대주주인 KCC와 일본 아사히글라스(AGC)는 각각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20.1%(약 422억~482억원)를 매각해 지분율이 기존 40%에서 19.9%로 줄어든다. 이 경우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은 정몽익 사장은 20%의 지분율을 유지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IPO를 그룹 분할의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정몽익 사장은 두 형제와 달리 독자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주주에 올라선 후 분리 경영의 초석을 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 명예회장은 정 회장과 정몽열 사장에게는 각각 KCC와 KCC건설에 대한 경영 및 지분 승계를 마친 상황이다.

현재 정 회장은 KCC 지분 18.0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정몽열 사장 역시 KCC건설 지분 24.81%를 갖고 있다. KCC가 36.0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는 하나, 정몽열 사장이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다음 단계로는 정몽익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KCC 지분 8.78%와 KCC가 보유하고 있는 KAC 지분을 교환해 경영권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완전히 연결고리를 끊기보다는 각자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방안을 통해 점진적인 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KAC의 경우 이미 형제간 계열분리를 염두해두고 설립된 계열사인 만큼 이번 상장은 예고된 수순이었다고 평가한다. KCC는 2002년 KAC 설립 2년 만에 알짜배기 사업인 자동차 안전유리부문을 1112억원에 양도했다. 이후 2003년 정몽익 사장은 KAC의 지분 20%(400만주)를 취득해 지배력 확보에 나섰다.

다만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미청약분이 발생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KAC의 공모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몽익 사장이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며 “그러나 향후 정몽익 사장이 이 회사를 기반으로 독립 경영에 나서는 점은 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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