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세아그룹, 모범적인 형제경영…지분분배 안전장치 역할 ‘톡톡

박병일 기자 기사승인 2015.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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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의 형제경영은 재계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여타 그룹들과 달리 3세경영을 준비하고 상황에서도 큰 잡음 없이 ‘형제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는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와 주력 계열사인 세아제강에 대한 2~3세의 안정적인 지분배분이 한몫하고 있는데다 직계 가족간 협력이 그룹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는 경영이념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고(故) 이운형 선대회장의 세아홀딩스·세아제강 지분에 대한 상속세 마련을 위해 부인인 박의숙 세아홀딩스 부회장과 장남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가 그룹 가족기업인 해덕기업의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세아홀딩스 지분에 대한 담보를 설정하는 등의 조용한 변화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요 사업을 이순형 회장의 아들 이주성 전무와 나눠 담당하고, 계열사 지분을 고루 나눠 가지며 힘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17일 세아그룹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지난 10일 상속세 마련을 위해 담보를 잡았던 세아홀딩스의 주식을 17만주에서 30만주로 늘렸다. 이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담보금 규모가 축소된데 따른 추가담보 설정이다. 이태성 전무 역시 세아홀딩스의 지분 22만7600주를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고, 국세청에는 288만여주를 상속세 연부연납을 위한 담보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 5월에는 해덕기업이 유상감자를 실시해 박 부회장 일가의 지분을 모두 유상감자로 소각해 자금으로 활용했다. 유상감자로 박 부회장과 이태성 전무를 비롯해 이 전무의 누나인 이은성·호성·지성 씨가 총 104만주의 보유지분 전량을 처분, 1000억원을 마련했다. 반면 이 회장을 비롯한 부인 김혜선 씨, 이주성 전무, 이주선씨(장녀) 등의 지분율은 2배 가까이 높아졌다.

해덕기업은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곳이었다. 비록 주력계열사 보유지분율이 높지는 않지만 그룹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 해덕기업은 세아홀딩스(0.01), 세아제강(2.12%), 세아베스틸(4.56%), 세아특수강(1.84%)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유상감자로 박 부회장을 비롯한 이태성 전무의 해덕기업 영향력이 사라지며 겉으로는 그룹내 영향력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경영권 논란이 나오지 않는 것은 선대회장 일가가 주력 계열사에 대한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박 부회장과 이태성 전무가 보유하고 있는 세아홀딩스 지분은 10.49%와 35.12%로, 이태성 전무는 세아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이태성 전무는 이주성 전무가 담당하고 있는 세아제강의 지분 18.29%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일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각 계열사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성 전무는 세아홀딩스의 지분 17.95%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인 이 회장의 지분(17.66%)을 합치면 세아홀딩스의 지분율은 35%를 넘어선다.

재계는 이런 지분 분배는 기존 형제경영을 이어가는 취지와 함께 철강사업 특성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열사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기업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재 특수강 사업은 이태성 전무가, 강관사업은 이주성 전무가 경영일선에 나서 주도하며 각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며 어려워진 철강경기 속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해 특수강 사업을 강화에 나선 세아는 현대제철의 특수강 사업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효율적인 해외사업진출을 위해 이미 유정관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온 세아제강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특수강 사업과 강관사업이 주력이지만 시장경쟁력 강화 등 서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영권 갈등이 발생해 계열분리 논란 등이 불거지고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양쪽 모두 침체된 철강시장에서 버티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형제경영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향후 세아의 경쟁력을 더 높이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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