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삼성, 삼성생명 중간 금융지주사 전환 속도낸다

김보연 기자 기사승인 2015. 12.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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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중간금융지주-도입-시-지배구조-예상-시나리오
삼성생명의 중간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중간 금융지주사 법이 연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지자 지배구조 개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간 금융지주사가 허용되면 일반지주회사가 중간금융지주사를 통해 금융 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어 현 지배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출자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현재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2017년부터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온 지배구조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가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부친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에 대한 상속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금융계열사(삼성카드·증권·화재) 지분은 각각 34.41%, 11.14%, 14.98%로, 향후 의결권 회복이 가능한 자사주를 포함할 경우 삼성증권(10.85%)을 제외하고 모두 30% 이상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돼 중간 금융지주사 설립 요건을 충족시킨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중간 금융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자사주를 대량 매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생명이 7085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고, 삼성화재(5320억원), 삼성증권(1188억원) 등도 잇따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 팀장은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자사주 취득 목적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자사주를 취득 후 소각하는 삼성전자와는 달리 단순 취득 결의한 점도 중간금융지주를 고려한 복안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간 금융지주사를 도입할 경우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한 소요 비용 및 시간이 줄어들며 이 부회장의 경영 체제가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물산이 지주사로 전환하고 삼성생명은 중간금융지주사가 되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19.34%를 처분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상속세 역시 줄어들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부친의 삼성전자 지분 3.38%만 상속하고 이에 대한 세금만 납부하면 된다.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이 부회장 등 삼남매가 상속받으려면 6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재원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상속 지분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20.76%를 모두 상속받으려면 2조~3조원 가량의 상속세가 필요한데 이 자금을 마련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중간 금융지주 설립 후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을 공익재단에 증여해 우회 상속하거나 삼성물산에 증여해 간접 지배하는 방안으로도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분을 직접 상속받지 않아도 이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은 현재 삼성생명 지분 39.90%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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