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김승연 회장 경영승계, 걸림돌 하나씩 없어진다

박병일 기자 기사승인 2015. 11.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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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한화S&C 지분 아들에 저가 매각 문제 없어
한화S&C 중심의 경영승계 속도...차남 김동원 팀장 핀테크 사업 앞장 설듯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이슈는 현재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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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3세 경영 승계과정 중 가장 법적 공방이 치열했던 한화S&C의 편법 지분 승계가 사실상 무혐의로 결론이 나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세들의 지분 보유 정당성이 확보됐다.

그동안 한화 소액주주와 시민경제단체 등은 김 회장이 경영승계를 위해 한화S&C 지분을 자식들에게 헐값에 넘겨줬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지만 법원이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김 회장의 경영승계 작업은 큰 걸림돌을 넘게 됐다는 평이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 팀장·김동선 한화건설 과장의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핵심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소송결과에 따라 자칫 경영승계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났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 기준 한화S&C의 순자산(자기자본)이 5735억원임을 고려하면 주당가치는 11만5000원 수준이다. 이들 삼형제의 지분가치는 단순계산으로 2868억원과 1434억원이에 달한다. 지난 2005년 김 회장과 ㈜한화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S&C지분을 이들 세 형제가 가져갈 당시 인수금액은 김 상무 20억4000만원, 동원·동선 형제가 각각 5억원이었다.

이를 단순비교할 경우 이들 형제의 한화S&C의 지분가치는 10년새 200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향후 계열사 합병이나 상장을 통해 경영승계에 필요한 종잣돈을 지속적으로 늘려 왔다.

한화S&C는 2001년 네트워크 구축·컨설팅서비스·소프트웨어개발·정보처리기술에 관한 전문적 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세워졌다. 이후 한화 계열사의 정보기술(IT) 업무를 전담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5년 김 회장과 ㈜한화가 동관·동원·동선 형제에게 지분을 넘기기 전인 2004년 한화S&C의 그룹계열사에 대한 매출 규모는 583억원이었지만 2009년에는 1957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164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계열사 매출 규모 확대뿐 아니라 타법인 출자를 통한 몸집 키우기에도 집중했다. 2005년 14억4000만원을 들여 한화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종합광고대행업체 한컴의 지분 8만주(57.1%)를 사들인 이후 2006년 40억원 규모로 당진테크노폴리스에 출자했다. 2007년에는 84억원을 들여 한화종합에너지의 지분을 취득한데 이어 1173억원 규모의 ㈜한화 지분 165만주(2.18%)도 매수했다. 이런 행보로 한화S&C의 자산은 2004년 403억원에서 지난해 1조2182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김 회장은 한화S&C를 경영승계 자금 마련의 토대로 세 형제를 사업전면에 점차 내세우고 있다. 김 실장은 한화큐셀을 이끌며 이미 한화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되고 있는 태양광 사업 전면에 나섰다. 김 팀장은 한화생명이 추진하던 핀테크 사업을 한화S&C로 이관해 전담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다만 공정위가 조사중인 한화S&C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한화 측은 전산업무 등 그룹의 기밀 사항 등을 다루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S&C는 일감몰아주기 예외 사항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공정위 측에서 한화S&C 일감몰아주기 관련해 공식적인 요청은 현재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한화S&C의 일감몰아주기 이슈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논의되면서 여전히 김 회장의 경영승계 작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S&C의 몸집을 키우면 세 아들에게 자금동원처를 마련해 놓은 한화는 대내외적으로 한화S&C가 관심을 받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법원이 한화S&C지분 양도가 문제 없다고 판단한 것이 큰 힘이 될 것이지만 아직 일감몰아주기 이슈가 남아있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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