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금호산업 인수전 ‘뜨거운 감자’ 김상열의 자금동원 능력은...

강태윤 기자 기사승인 2015. 04.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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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본입찰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자금동원 능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산 총계 1조원 대의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자신보다 18배 큰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삼키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금호산업이 30.08%의 지분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고 에어부산·금호터미널 등의 계열사도 품을 수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오는 28일 실시되는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의 가치는 8000억~1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 호반건설을 비롯한 계열사의 유동자산 총계는 1조원가량이다. 호반건설이 7197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호반리빙(983억원)·호반하우징(925억원)·아이씨엔개발(536억원)·호반엔지니어링(478억원)·호반토건(407억원)·호반주택(276억원) 순이다.

건설 사업 등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감안해도 인수능력은 충분하다는 게 시장의 평이다. 이 중 금호산업 인수에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총 2747억원 정도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측이 1월 호남대와 맺은 쌍촌캠퍼스와 천안지역 부지 관련 1615억원의 본계약을 석달이 되도록 체결하지 않는 것을 두고 금호산업 인수 실탄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남대 계약 건은 금호산업 인수와 별개의 사안이며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대학측과 중도금·잔금 등에 대한 지불 시기와 방법을 조율 중이다”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금호산업 인수에 단독으로 참여할지, 다른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입찰할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참여 기업 후보로 호반건설과 함께 광주방송에 출자한 일신방직·대신증권·서산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편 IB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해도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을 의식해 입찰가를 시장 예상가격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제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금호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많은 돈이 필요하다. 한 대에 수천억원 하는 최신 비행기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호반건설의 차입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는 회사 전체의 운명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건설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해 적정한 인수가를 제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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