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효성 결별한 조현문, 첫 경영행보는 ‘주차관리 회사’?

이후섭 기자 기사승인 2015. 04.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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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80% 보유한 효성계열사 동륭실업 공동대표 선임
사실상 독립경영...지분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되길 원해
조현문
서울 종로구 효제동에 위치한 효성그룹 계열사 동륭실업 전경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왼쪽 원안은 알림 표지판./사진=강태윤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효성과 결별한 후 첫 경영행보로 부동산임대업 및 주차장업을 영위하는 효성계열사 동륭실업을 선택했다.

동륭실업은 조 전 부사장이 80%의 지분을, 형제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은 사실상 독립경영을 하고 있지만 지분적으로도 완전히 효성과 분리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조 전 부사장은 동륭실업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사장과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가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2월 돌연 부사장직을 사임하며 그룹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지난해 7월 형인 조현준 사장과 최현태 신동진 대표이사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효성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룹과 결별한 후 2013년 5월 조 전 부사장은 동륭실업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사실상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어머니인 송광자 효성 부사장과 최현태 효성 상무 등 효성계열사 임원들이 동륭실업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고 조 전 부사장과 공승배 전 대표이사만이 사내이사로 남았다. 공 전 대표는 조 전 부사장이 고문 변호사로 재직중인 것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현의 대표변호사다.

회사 지분은 그 이전부터 소유하고 있었다. 애초 조현준 사장이 44.71%, 조 전 부사장이 28.25%, 조현상 부사장이 6.8%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2005년 2월 유상감자를 실시한 이후 현재의 지분구조가 갖춰졌다.

조 전 부사장은 어떤 연유에서인지 동륭실업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륭실업은 공시지가 377억원에 달하는 6711.8㎡의 대지를 포함해 354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알짜배기 회사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기에 국내에서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는 조 전 부사장이 사업가로서 일어설 수 있는 기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평가된다.

동륭실업은 2008년 처음 매출액 10억원을 넘긴 이후 해마다 매출이 늘고 있으며, 50%를 넘나드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100억원이 넘는 차입금으로 인한 이자비용으로 순손실을 면치 못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회사를 맡게된 2013년 사재를 털어 41억5000만원의 단기차입금을 제공했고, 회사는 이자비용을 줄여 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3억7600만원, 영업이익 7억2900만원, 주당순이익 2만5141원의 실적을 올렸다.

더불어 2002년부터 효성계열사로 편입되기 전인 2009년까지 동륭실업 대표이사직을 지낸 정근모씨를 이번에 공동대표로 함께 선임했다. 회사측은 정 대표가 효성 시절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한 전문가이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 선임했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은 공을 들이고 있는 동륭실업이 온전히 자신의 회사로 독립하기를 바라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최측근은 “최대주주로서 이번에 회사 대표를 맡게됐다”며 “계열 분리 관련 효성측에 본인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으나 그쪽에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효성계열사 신동진의 지분 10%,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의 지분 10%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의 보유한 다른 부동산 계열사 지분과 동륭실업 잔여 지분을 스와프하는 방식으로 효성과 분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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