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아모레퍼시픽, 일본·프랑스 선진시장서 고전…왜?

김보연 기자 기사승인 2015. 03.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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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화장품의 선진 시장인 프랑스, 일본에서는 여전히 안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일본 내 고가브랜드 전격 철회를 결정했던 것처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한 때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럽 총판을 맡고 있는 프랑스 법인의 경우 지난해 103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등을 위해 2011년 인수했던 프랑스 향수 제조업체 ‘아닉구딸’의 손실까지 합칠 경우 130억원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88년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스킨케어 제품 ‘순’ 브랜드로 화장품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에 진출했지만 시장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2년 후인 1990년 프랑스 현지 공장을 인수해 ‘리리코스’(Lirikos) 브랜드로 문을 두드렸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이어 ‘아닉구딸’을 인수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2013년 46억원, 2014년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2006년 한류 열풍에 힘입어 진출한 일본의 경우 지난해 말 일본 백화점에 입점된 자사 최고가 브랜드 ‘아모레퍼시픽’ 매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진 데다 최근 일본 화장품 시장은 중저가 제품이 주로 팔리고 있어 고가 라인은 현재 일본 화장품 시장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법인은 2013년 46억원, 2014년 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법인 영업이익률은 2013년 3.0%에서 지난해 11.1%로 대폭 개선됐다. 아모레퍼시픽은 1994년 중국 선양에 진출해 첫 현지법인을 세웠고,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와 마몽드를 중국시장에 안착시켰다. 이에 지난해 4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대비 96.9% 성장했으며, 이 중 중국 내 매출은 1395억원으로 63.3% 증가했다. 이 밖에 동남아 지역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6% 상승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프랑스 법인의 경우 이연법인세 자산에 대한 재평가(50% 상각처리)가 이뤄지면서 그 금액이 영업비용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본격 성장구도에 진입한 만큼 이 시점에서 영업 전략 수정 등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바로 지주사에 연결되는 지배구조기 때문에 실적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한다는 평가다. 지금처럼 대다수 계열사의 실적이 좋을 때에는 지주사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지만, 반대의 경우 지주사의 가치가 폭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대기업집단 중 수직계열화 형태의 지배구조 체제를 지니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서경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분을 49.34% 보유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그 외의 9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 외에 각 계열사들이 보유한 해외 계열사는 총 17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사업부문은 크게 화장품·생활용품, 제약, 기타 등 3가지로 나뉜다. 금융, 전자, 의류, 건설, 스포츠 등 전 부문을 아우르던 그룹은 1990년대 초반부터 ‘선택과 집중’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현재는 아모레퍼시픽을 중심으로 주력사업인 화장품 및 관련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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