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기로에 놓인 ‘계륵’ GS플라텍

이후섭 기자 기사승인 2015. 03.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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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째 누적적자에 사업 중단...GS에너지 대여금 출자전환
편입-이후-GS플라텍-실적-추이
GS그룹 에너지사업 내 ‘계륵’으로 전락한 GS플라텍이 기로에 놓였다. 그룹 차원의 끊임없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 년째 계속된 적자에 사업마저 중단된 상태다. 에너지사업 지주회사인 GS에너지는 그간 쌓인 대여금을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이를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을 비롯해 총수일가마저 손을 뗀 후 진행되는 절차라 매각을 앞두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플라텍이 구주주 우선 배정 방식으로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GS에너지가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3월 GS에너지가 빌려준 단기차입금 484억원 중 44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것이다.

GS플라텍은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을 위해 GS그룹이 160억원을 들여 2010년 계열사로 편입한 회사다. 플라스마를 이용한 폐기물 처리 기술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성가스를 에너지로 회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 이후에도 사업 안정화를 위한 GS그룹의 지원은 끊이지 않았다. 2011년 12월 GS칼텍스와 위너셋이 GS플라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64억원가량을 출자했고, GS칼텍스의 지분을 승계한 GS에너지 또한 2012년 12월 위너셋과 함께 70여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GS그룹이 GS플라텍에 들인 자금은 출자금만 총 29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GS플라텍은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0년 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1년 34억원, 2012년 98억원, 2013년 98억원 등 인수 이후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 기준으로 적자액이 112억원에 달한다.

적자 폭이 오히려 늘어나다보니 2012년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자본잠식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자산(289억원)보다 부채(523억원)가 2배 이상 많은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지난해말 허 부사장은 2년만에 GS플라텍 경영에서 물러났으며 총수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위너셋’도 1월 GS플라텍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주당 1원씩, 105만7188원에 지분을 넘기며 총수일가의 부담을 계열사인 GS에너지가 떠맡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GS에너지는 이번 자금지원에 대해 GS플라텍에 빌려준 돈을 받을 길이 없어 출자전환했다는 입장이다. 대여금에 대한 이자는 물론 원금조차 돌려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졌기에 지분이라도 갖고있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GS에너지 관계자는 “현재 GS플라텍의 사업은 중단된 상태나 마찬가지”라며 “GS플라텍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중이나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매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총수일가마저 손 뗀 마당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부실자회사를 계속 들고 갈 필요가 없다는 관측이다. 이번 출자전환도 매각을 앞두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자회사를 위해 대규모 자금자원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GS플라텍은 출자전환과 더불어 코스닥 업체 알테오젠에 32억원 상당의 토지 및 건물 일체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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