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박삼구의 힘에 밀린 IBK펀드…2차전 ‘금호산업’은?

김보연 기자 기사승인 2015. 03.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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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금호고속 인수전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역공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2차전’인 금호산업 인수전에서는 어떤 전술이 펼쳐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고속 인수전에서는 조건부 인수를 역제안하며 협상을 주도하고 있고, 금호산업 인수전에서는 인맥을 총동원해 필사적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와 금호그룹 측은 이번 주 중 직접 만나 금호고속 매각 관련 협상을 벌인다.

1차전에 해당하는 금호고속 인수전에서는 금호그룹이 주도권을 잡았다. 금호그룹은 금호리조트를 제외한 조건부 인수를 IBK펀드에 역제안하며 우위를 차지한 상황이다. 앞서 금호그룹은 지난 9일 IBK펀드에 금호고속 지분 100%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 48.8%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건을 붙였다.

업계에서는 금호그룹이 제안한 방향으로 인수전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한다. 금호그룹은 금호리조트 지분을 굳이 인수하지 않아도 되찾아 올 수 있는 상황이다. 2012년 금호고속 패키지 매각 당시 맺은 계약서 조항에 미매각 자산은 후순위채권자에 배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즉, IBK펀드 후순위 출자자인 금호터미널(지분 30%, 1500억원)은 매각되지 않은 금호리조트 지분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본게임인 ‘금호산업’ 인수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호산업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4월 중순에 실시될 예정으로, 박 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화려한 정·재계 인맥을 자랑하는 박 회장이 필사적으로 투자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대우건설 인수 실패 후 자산 운용사나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권이 아닌 대기업 쪽에서 파트너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유력 후보로는 과거 대한통운 인수 당시 도움을 줬던 효성·코오롱·대상그룹 등이 꼽힌다.

앞서 금호산업 최종 인수후보로는 호반건설과 사모펀드 IMM PE, MBK 파트너스, 자베즈, IBK펀드가 선정됐다. 그러나 이 중 일부가 중도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인 재계의 주요기업들이 금호그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금호산업은 금호그룹의 지주사 격으로,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리조트’ 등으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매수자는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아시아나IDT 등 항공계열사와 광주신세계 백화점 부지를 보유한 금호터미널, 통영마리나리조트·워터파크·아시아나컨트리클럽 등을 보유한 금호리조트 등과 같은 알짜 계열사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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