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15년 만에 지분율 ‘꿈틀’ 한화家 3형제, 승계 본격화 ‘신호탄’

이선영 기자 기사승인 2023. 03.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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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주)한화 지분 35만주씩 상속
김동관, 화학·방산·우주 등 지휘
김동원, 금융-김동선, 유통 경영
삼형제 역할 분담 '마무리' 수순
지주사 지분 확보도 속도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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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로고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15년간 변동이 없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 지분율에 변동이 생기면서다. 사업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이번 지분 변동이 승계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의 ㈜한화 지분율(보통주 기준)은 4.44%에서 4.91%로 늘어났다.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겸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지분율은 1.67%에서 2.14%로 확대됐다.

이는 모친인 故 서영민 여사가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지분의 상속에 따른 변동이다. 故 서 여사가 들고 있던 ㈜한화의 보통주 106만1676주가 세 아들에게 각각 35만3892주씩 돌아갔다.

이들 3형제의 지분율은 지난 2008년부터 변동이 없는 상태였다. 최근 승계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분율 변동이 생기면서 승계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의 사업구조 개편 작업은 마무리 수순인 것으로 분석된다. 각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합병하고 분할하는 과정 등을 거치면서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한화 산하에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주요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지난 2020년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한 한화솔루션이 출범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방산 사업을 모으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화디펜스를 합병했고 다음달 한화방산 흡수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한화가 한화건설과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하는 등 대규모 변화가 있었다. 한화솔루션의 갤러리아 부문 인적분할까지 마무리되면서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한화솔루션을 필두로 하는 화학·태양광 사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중심인 방산·우주항공 사업, 한화생명이 주축인 금융 사업,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담당하는 유통 사업 등이다. 연내 대우조선해양과 HSD엔진 인수까지 완료되면 조선 사업까지 포트폴리오 한 축을 맡게 될 전망이다.

승계는 장남인 김 부회장이 화학·태양광, 방산·우주항공, 조선 등 핵심 사업을 품으며 김 회장의 뒤를 잇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한화를 비롯해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로 있는 만큼 이미 해당 회사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상태다.

차남인 김 사장이 금융, 삼남인 김 전무가 유통 사업을 각각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줄곧 한화생명에서 근무해왔으며, 김 전무는 한화갤러리아의 전략본부장 등을 맡아 유통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3형제의 ㈜한화 지분율이 이번에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결국 향후 김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거나, 직접 지분을 확보하는 방법을 활용해야 하는 셈이다.

김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기 전에는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율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한화에너지는 모회사였던 에이치솔루션 때부터 ㈜한화의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지분도 꾸준히 추가 매입하면서 현재는 9.7%까지 들고 있는 상태다.

향후 ㈜한화와 한화에너지가 합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형제가 ㈜한화 지분을 보다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 키우기도 한창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에너지가 지분 52.07%를 들고 있는 한화임팩트를 통해 HSD엔진 인수를 추진하면서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 키우기도 순항 중이다. 다만 무리하게 합병을 진행하면 편법 승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면서 아들들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최근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며 한화의 경영 승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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