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빅딜 때마다 등장하는 한화에너지, 3형제 가치 키워 승계 활용

박지은 기자 기사승인 2022. 09. 28. 06:00

  • 카카오톡 링크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주소복사
  • 기사프린트
  • 글자 작게
  • 글자 크게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
한화에너지 자회사 5000억 투입
승계 작업 위한 지분 확보 나서
㈜한화와 한화에너지 합병 가능성
basic_2021
202203240101001954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한다. 총 2조원 규모인 대우조선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할 한화 계열사 6개사 가운데 4곳이 한화에너지 자회사다. 한화에너지는 사실상 김동관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의 개인 회사지만 한화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M&A) 때마다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우조선 유증에 참여하는 범 한화에너지 자회사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제3자 유상증자 배정 대상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임팩트 파트너스·에스아이티·한화에너지 싱가포르·한화에너지 일본법인 6개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5221만9321주), 5000억원(2610만9661주)을 투입하고 나머지 5000억원을 한화에너지의 자회사들이 맡았다. 한화임팩트 파트너스는 한화에너지가 지분 51.1%를 보유한 한화임팩트의 미국 자회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하면 6개사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4.7%, 한화시스템 12.3%, 한화임팩트 파트너스 9.9%, 한화에너지 자회사들 2.5%가 된다.

한화에너지는 화력발전 사업을 영위해온 계열사다. 한화의 주력 사업과는 거리가 멀지만 ㈜한화 지분 9.7%, 한화임팩트 52.1%를 보유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근접해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역으로 흡수합병해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하던 ㈜한화 지분 4.24%를 가져오기도 했다. 3형제가 ㈜한화 지분을 늘리는 핵심 지렛대인 셈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너지 지분 절반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배당금을 향후 승계 작업을 위한 재원 마련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한화와 합병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임팩트(구 삼성종합화학)가 수소 사업을 추진 중인데, 상장시 10조원대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며 "한화임팩트 상장과 대우조선해양 합병 성공시 한화에너지 지분 가치만 5조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21년 전부터 시작된 승계작업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21년 전부터 한화에너지를 승계에 활용할 목적으로 키워왔다고 추정한다. 한화에너지의 전신이 2001년 설립된 한화S&C이기 때문이다. 한화S&C는 당시 김승연 회장이 10억, ㈜한화가 20억원을 출자했다. 지분율은 김 회장 33.3%, ㈜한화는 66.7%였다.

김 회장과 ㈜한화는 2005년 한화S&C 지분 100%를 3형제에 넘겼다. 김 회장이 보유했던 33.3% 지분을 각각 16.7%씩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상무에게 주당 5000원에 매각했다. ㈜한화가 보유한 66.7%는 장남 김동관 부회장에게 주당 5100원에 팔았다.

한화S&C는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기 전 3형제의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2007년 유상증자를 실시해 김동관 부회장이 593억원, 김동원 부사장, 김동선 상무는 각각 359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이 때 지분율 50 대 25 대 25가 완성됐다.

이후 2008~2009년 군장열병합발전과 여수열병합발전을 자회사에 편입했고, 2012년에는 군장-여수 열병합발전을 합병해 한화에너지로 개편했다. 여수열병합발전은 한화케미칼이 보유했던 회사다.

한화에너지는 조용히 현금을 쌓아오다 2014년 삼성-한화 빅딜에서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 지분 29.2%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한화에너지의 한화임팩트 지분율은 51.1%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에이치솔루션 역합병, 지난 5월에는 에스아이티 태양광 사업 등을 합병해 가치를 키웠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