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현대차그룹 주가, IRA로 출렁이더니…다시 회복세 무슨일

홍선미 기자 기사승인 2022. 08. 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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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사태 해결 적극 나서
투자자 신뢰 강화…호실적도 한몫
현대차, 외국인 투자자 '원픽' 부상
기아·현대모비스도 주가 하락세 멈춰
전문가 "장기적으론 호재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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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한때 출렁였던 현대차그룹 주가가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1000만원대 보조금 지급을 골자로 한 IRA를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효했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시설이 없는 현대차와 기아,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에까지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졌고, 주가는 하락세로 진입했다.

하지만 내리막길은 일시적 현상으로 마무리됐다. 시장은 IRA 악재보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유럽 시장 확장세, 최근 호실적 등에 더 주목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이 당장 1년여간은 보조금 부재 타격을 입겠지만, 공장 구축 이후 오히려 어떤 완성차 브랜드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이 같은 기대감에 원화 약세가 더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원픽'으로 떠올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IRA 대응을 위해 신속하게 미국을 찾는 등 현대차그룹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주(22~26일)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현대차 주식 92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인들의 현대차 매수 행렬은 이달 들어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 3위에 올랐다. 외국인들의 매수 행렬에 지난달 말 27.23%(7월 29일 기준)였던 외국인 보유율은 30일 현재 28.25%로 1.02%P 상승했다.

기아 역시 외국인의 매수 표적이 돼 순매수 6위를 기록했다. 지난 한주 외국인들은 기아 주식 537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지난 16일 IRA 발효에 따른 주가 하락도 방어하는 모습이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17일 미국 IRA 시행 소식에 전날(19만 7500원)보다 7500원 떨어진 19만원에 마감됐다. 이후 18만80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외국인 매도세를 만나며 30일 다시 19만5500원, 이날 19만6000원으로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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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기아 역시 IRA 시행 직후 8만 원대 주가가 7만원대로 떨어졌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이날 8만800원으로 마감됐다.

현대차그룹의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IRA 시행 직전 21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내려갔지만 최근 다시 21만원대로 회복했다.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 현대위아는 그룹주 기대감에 최근 실적 호조가 더해지며 지난 6월 말 대비 36% 이상 주가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 주가 회복은 시장이 현대차·기아의 성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최근 원화 약세로 투자가 유리한 데다 IRA 악재로 현대차그룹 주가가 많이 떨어진 점에 주목해 집중매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 2분기 실적이 경쟁사들보다 잘 나왔고, 낮았던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영향이 크다"며 "전기차 쪽은 중국은 어쩔 수 없지만 현대차·기아가 테슬라 다음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눈에 띄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약세가 심각한 점도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IRA 역시 장기적으로 본다면 현대차그룹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주가가 IRA 때문에 잠시 출렁이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원산지 조건, 가격 상한 제한 등 세부 조건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미국 현지 업체도 맞추기 어렵다"며 "오히려 현대차·기아가 생산 체제만 갖춘다면 보조금을 받기에 더 유리한 점이 있어 장기적으로는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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