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이번엔 SDS… 이재용의 ‘뉴 삼성’, 지배구조 숙제도 풀어낼까

최원영 기자 기사승인 2022. 08. 30. 18:23

  • 카카오톡 링크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주소복사
  • 기사프린트
  • 글자 작게
  • 글자 크게
이 부회장 첫 방문에 주가 상승
보유 주식 가치 하루새 213억 뛰어
삼성물산 지주화 불가능 관측 속
출자구조 단순화·투명성 보강 중요
지배구조 물산·저자 하단에 위치
'조 단위 자금력' 활용 자유로워
basic_2021
마켓파워
복권 후 네번째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엔 삼성SDS를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방문했다. 삼성SDS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지만 들여다보면 각별할 수 밖에 없는 회사가 바로 삼성SDS다. 이 부회장에게 있어 삼성SDS는 어떤 식으로 진행 될 지 모를 지배구조 재편에서 조단위 자금력이 돼 줄 수 있는 카드이자, 블록체인·클라우드로 폭발적 성장이 예고 된 메인 투자처 중 하나다.

30일 이재용 부회장이 깜짝 방문한 삼성SDS의 주당 가격은 12만8500원으로 전날보다 2.39% 올랐다. 이 부회장이 갖고 있는 711만8713주의 삼성SDS 주식 가치도 하루만에 약 213억원 치솟았다. 지난 24일 이 부회장이 현장 방문한 삼성엔지니어링도 당일 주가가 2.65% 상승마감한 바 있다.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이 부회장의 엔지니어링 지분 1.54%는 약 40억원 가량 가치가 뛰었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이 부회장 사면 복권 이후 6만원선을 오락가락 하다 5만원선까지 다시 물러났다. 이 부회장 방문 후 SDS와 엔지니어링 주가가 뛴 건 지배구조 재편에서의 역할이 재조명 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된 이재용 부회장이 내부 직원들을 포용하고 조만간 해외 사업장을 줄줄이 방문하는 글로벌 경영을 예고하면서 연내 회장 승진 및 뉴 삼성에 대한 비전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진다. 그 중 가장 무거운 미션은 지배구조 재편 숙제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긴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고 단순화 하는 작업이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는 삼성물산이다. 이 부회장 일가가 지분 33.7%를 갖고 사실상 그룹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KCC의 9.1%, 자사주 12.5%를 더하면 과반이 넘는 55.3% 수준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 19.3%와 삼성전자 지분 8.7%를 갖고 있는데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를, 삼성전자가 제조 계열사를 지배한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지배구조 최상위에 위치한 삼성물산의 그룹 핵심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이 약 5%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많은 8% 수준의 전자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생명이 소위 국회서 논의 중인 '삼성생명법' 등의 변수에 노출돼 있고, 때문에 핵심인 삼성전자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포인트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삼성의 지주사 체제 완성은 사실상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물산을 지주사로 전환시 현 법률산 자회사 의무 지분율을 30%, 손자회사는 50%까지 끌어 올려야 하는데 불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보험업법 개정이나 금산분리 완화 등의 움직임에 맞물려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지배구조는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외부 조력으로 최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주사 체제가 아니라도, 출자 구조를 더 단순화 하거나 지분율 변화로 지배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계속 된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인수에 나서는 안이 그 중 하나다. 삼성물산이 지분을 43% 이상 갖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면서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식이다.

이날 깜짝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삼성SDS는 향후 어떤 시나리오가 나오든 이 부회장이 활용하기 가장 좋은 패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다음으로 많은 지분 9.2%를 갖고 있는 계열사로, 이날 종가 기준 단순계산으로 가치는 9147억원이다. 삼성물산과 전자의 지배구조 최하단에 위치해 있어 활용에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SDS는 그룹 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이끄는 핵심 기업으로, 특히 클라우드 사업에서 향후 폭발적 성장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