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 ‘단독 경영’ 6개월 성적은…하반기 과제 ‘산적’

정문경 기자 기사승인 2022. 08.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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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대란·원자잿값 상승에
한국타이어, 2분기 영업익 감소
'한 지분 2노조' 협상 난항 겹쳐
수익 늘리고 갈등 해소 리더십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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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단독 경영에 나선지 6개월이 넘었다.

조 회장의 6개월 경영에 대한 평가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비싼 타이어 판매를 늘리며 외형은 성장시켰지만, 내실 다지기에는 부족했단 평가가 나온다. 올해 1·2분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30%대 까지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내외적 과제들이 산적하다. 무엇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물류대란 등 이전보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늘려야 한다. 올해 들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의 확대로 외형을 늘어나고 있지만, 대전 및 금산공장 등 국내공장의 지난해 연간 적자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58년 연속 무분규를 자랑하던 노사관계도 지난해 연말부터 분위기가 반전돼 파업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갈등을 해소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앞서 지난 2020년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조 회장에게 지분 23.59% 전량을 양도한 이후 다른 형제들의 반발로 '형제의 난'이 불거졌지만, 올해 초 형인 조현식 전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갈등은 마무리 됐다. 이어 지난 5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주요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 5.67% 전량 또한 조 회장에게 증여하면서, 지분 승계도 모두 마무리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단독 경영 체제로 출범한 지 약 반년이 됐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정기 인사에서 조 회장은 사장에서 회장으로 선임됐다. 조 회장의 형인 조현식 고문은 부회장에서 고문으로 밀려났다. 이어 지난 3월 30일 열린 그룹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반면, 조 고문은 임기가 만료되면서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앞서 지난 5월 조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보유 주식 702만주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증여했다. 조 회장이 보유한 한국타이어 지분은 기존 256만주(2.07%)에서 958만주(7.73%)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조현범 회장은 최대주주인 한국앤컴퍼니(30.67%)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조 명예회장은 2020년 6월 블록딜로 조현범 회장에게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 전부를 매각한 바 있다. 당시 이를 통해 승계구도에서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조 회장 체제가 본격 출범했지만 한국타이어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달부터 전 계열사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했으며, 조 회장도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

올해 2분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2조399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752억원으로 6.3% 감소했다. 1분기도 비슷한 양상이다. 회사는 1분기 매출액이 1조7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60억원으로 32.2% 감소했다.

외형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의 감소를 갖고 온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물류대란 등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타이어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9월 kg당 185 엔(약 1804원)에서 지난달 275엔(2681원)으로 48.6%나 올랐다.

또한 국내 공장의 지속적인 영업손실도 원인이다. 국내 공장은 지난해 총파업 여파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적자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58년 동안 무분규 타결을 맺었던 회사는 지난해 이 기록을 깨고 총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해 말 10%대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가 거절되자 전면파업 등 총 26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올해도 임금교섭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과 한국노총 소속 2개로 쪼개져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살고 있다. 노조 조합원 가운데 민노총 소속이 60%, 한노총 소속이 40% 정도 된다. 현재 두 노조는 임금 협상도 따로 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도 지난해처럼 협상이 어려워지면 자칫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해외에도 생산거점이 있지만 대전과 충남 금산 공장의 생산규모가 가장 크다. 금산 공장은 1년에 타이어 최대 24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하반기 불확실한 글로벌 타이어 시장 속에서도 올해 매출액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 증가와 18인치 이상 고(高)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 42% 달성, 그리고 전기차 시장 선점을 목표로 달려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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