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합병 후 1년’ 갈길 먼 GS리테일, GS홈쇼핑으로 덩치 키웠지만 수익성은 ‘글쎄’

이서연 기자 기사승인 2022. 07. 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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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 흡수합병 후 영업익 63%↓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시너지 기대 이하
성장동력 비축 무게 두고 공격 투자
3년 뒤 총매출액 25조 목표달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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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한 지 1년이 지났다. 당장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영업익이 크게 감소해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양사 합병 당시 임원감축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 됐다. 흡수합병 후 GS홈쇼핑의 직원을 29%나 감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너무 급격한 인원감축이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줄어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제시한 2025년 총매출액 25조원 달성 목표가 현실화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합병 전(2021년 1분기) GS리테일, GS홈쇼핑의 임직원 수는 각각 6817명, 1025명으로 총합 7842명이었다. 합병 후(2022 1분기) 8024명으로 약 10% 증원한 반면 홈쇼핑 직원은 712명으로 줄어 약 29%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급여 총액은 817억원에서 821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29%에 해당하는 인원이 감원한 것은 GS리테일에서 홈쇼핑에 대한 파이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해볼 수 있다”면서도 “홈쇼핑 사업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감원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전(2021년 1분기 기준) GS리테일, GS홈쇼핑 각사의 매출은 2조1001억원, 2974억원으로 총합 2조3975억원이었으나 합병 후 매출액 2조5985억원으로 8.4%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은 합병 전 각각 375억원, 372억원으로 총합 747억원이었으나 합병 후 273억원을 기록하며 63%나 하락했다. 합병법인 출범 후 잦았던 대형인수 탓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 단독법인 당시에는 다수 벤처기업에 소액 분산투자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했으나 GS홈쇼핑을 통합하며 늘어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퀵커머스, 푸드테크, 반려동물 등 성장성 높은 신사업에 적극 투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허 부회장은 눈앞의 수익보다 미래 투자에 가치를 두고 투자 집행 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왔다. 지난해 GS리테일은 요기요, 어바웃펫, 쿠캣 등 13개 스타트업에 5500억 규모의 직접 투자를 진행했다. 이렇듯 과감한 투자가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GS홈쇼핑의 현금창출력이 있었다. 합병 전(2021년 1분기 기준) GS홈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170억원으로 GS리테일(371억원)의 약 6배에 달했다.

당장 투자대비 수익성은 낮지만 GS리테일은 재무상황을 탄탄하게 다져나가며 향후 성장 동력을 비축하는 모양새다. GS리테일의 현금성 자산은 합병 전 GS리테일 371억원, GS홈쇼핑 2170억원 총합 2541억원에서 합병 후 1147억원으로 감소했다. 약 55%로 반토막이 난 수준이지만 계속되는 투자와 부채 상환을 하고 있음에도 GS리테일은 여전히 10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꾸준히 부채상환을 한 덕분에 GS리테일의 부채비율은 2021년 1분기 173.8%에서 올해 1분기 123.4%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차입금 의존도도 지난해 말 30.4%로 전년대비 약 10% 감소했다.

반면 유동비율은 58%에서 54%로 소폭 낮아졌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외상으로 물건을 들여와 판매하는 유통업의 특성상 매입채무가 많아 유동비율이 낮은 편이다”고 말했다. 유동비율이 낮은 유통업계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전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흡수합병 이전인 2019년 45%에 비하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앞서 GS홈쇼핑 흡수 이후 GS리테일은 재무구조가 개선돼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1월 GS리테일(신용등급 AA)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 단계 조정한 바 있다.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GS리테일은 허 부회장이 2025년으로 제시한 총매출액 25조원 달성을 위해서는 숨 가쁘게 움직여야 한다. 지난 한 해 GS리테일의 매출은 9조7657억원으로 목표액을 맞추려면 약 2.5배로 끌어올려야 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각각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탄탄한 사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통합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충성고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시스템을 갖춰 토털 고객관리 체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상품군 확대, 디지털 전환, 물류통합 등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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