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LG전자가 LG이노텍에 ‘태양광 패널 공장’ 넘기며 얻을 실리

박지은 기자 기사승인 2022. 06. 08. 11:00

  • 카카오톡 링크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주소복사
  • 기사프린트
  • 글자 작게
  • 글자 크게
태양광 패널 철수로 '구미 공장' 넘겨
매각가 수천억 대…협상 막바지 단계
골칫거리 해소·영업외수익 반영 기대
LG이노텍, 신사업 확대에 활용할 듯
basic_2022_지우
2022032401010019541
LG전자와 LG이노텍이 구미A3 공장 매각협상 최종 타결을 앞두고 있다. LG전자가 태양광 패널 사업을 철수하면서 텅 빈 구미A3 공장을 LG이노텍에 넘기는 것이다.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카메라 모듈 생산설비에 1조5000억원대 투자를 계획한 만큼 양사의 이해관계가 통했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유휴자산이 될 처지였던 공장을 자회사 LG이노텍에 넘겨 더 큰 실리를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사의 계약이 이달 중 마무리되면 LG전자는 2분기 실적에 LG이노텍으로부터 받는 매각 대금이 영업 외 수익으로 반영될 수도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LG이노텍의 구미 A3 공장 매각 협상이 최근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협상이 해를 넘긴 이유는 양사가 원하는 매각 가격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A3 공장은 LG전자 구미 공장 가운데 규모가 12만6000제곱미터(㎡)로 가장 크다. 태양광 패널을 생산해오다 사업철수 발표 후 가동을 중단했다. 근무 인력은 한때 1000여 명에 이르렀지만 대부분 타 사업장으로 이동한 상태다.

LG이노텍은 A3 공장을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시설로 운영할 예정이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FC-BGA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위해서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주는 제품으로 서버·중앙처리장치(CPU) 등에 쓰인다. 고성능 반도체 사용량이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부품 중 하나다.

LG이노텍이 연초 발표한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 사업 생산설비, FC-GBA 생산설비 투자금만 1조5000억원에 이른다. 광학솔루션 생산설비 확대에 1조561억원, FC-BGA 기판 양산라인 구축에 413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내부적으로도 지난해 12월 연말 인사에서 FC-BGA 사업담당 등 임원급 조직을 신설했다. LG이노텍으로선 생산설비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 딱 맞게 LG전자의 공장이 매물로 나온 셈이다. 다만 LG이노텍 관계자는 “LG전자의 구미 A3 공장 매입은 아직 확정된 바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LG이노텍이 지급할 A3 공장 매입 대금이 LG전자의 우울한 2분기 실적에 단비가 될지도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1회성 수익이지만 그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달 중으로 계약이 마무리되면 LG전자의 2분기 실적에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도 8000억원대 1회성 수익 효과를 톡톡히 봤다. LG전자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가량 증가한 1조9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영업 외 수익이 8000억원에 달했다. LG이노텍으로부터 대금을 받으면 두 분기 연속 ‘뜻 밖에 이익’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당장 반영될지 알 수 없다”면서도 “현금이 들어오면 영업외수익으로 일부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와 LG이노텍이 합의할 매각 대금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이노텍이 시세보다 값비싼 매각대금을 LG전자에 지급하면 계열사 간 특혜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사안이다. 반대로 LG전자가 헐 값에 공장을 넘겨도 이사회가 주주들로부터 공격받을 근거가 된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