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LX인터내셔널, 사상 최대 실적…‘효자’된 판토스·에너지 사업

이지선 기자 기사승인 2022. 04.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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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
1분기 최대 매출·영업익 쾌거
일회성 아닌 수익 다각화 필요
내부거래 의존도 완화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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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로고
LX인터내셔널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올리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국제 물류 운임이 큰 폭 상승하면서 자회사인 LX판토스가 호실적을 냈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LX판토스가 담당하는 물류 부문은 LX인터내셔널 전체 매출의 46.5%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절반인 약 1000억원은 LX판토스를 통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판토스는 범LG그룹의 내부거래로 성장하며 한때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집중되는 ‘애물단지’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LX그룹으로 분리된 이후 신설 LX그룹의 ‘버팀목’이 된 셈이다.

이 외에도 팜유, 유연탄 등 에너지 자원 사업이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큰 수익을 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해당 사업들은 그간 ESG경영 약점으로 평가받았지만 이 또한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물류 운임 상승, 원자재 가격 급증 등은 일회성 요인인 만큼 수익원 다각화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더구나 LX인터내셔널과 핵심 자회사 LX판토스는 LG그룹 내부거래 물량이 막중하다. 현재의 내부거래 비중이 지속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성장 한계에도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상사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LX판토스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물류 운임 상승세가 지속됐고, LX인터내셔널의 작년 매출액 절반가량이 물류 부문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도 LX판토스가 지난해 연결영업이익 3603억원을 기록해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연결영업이익(6562억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LX인터내셔널은 지난 15일 1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4조9181억원, 영업이익 24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5%,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16.9% 상승한 수준이다. LX판토스가 LX인터내셔널 종속기업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연결재무재표상 이익에 전체가 고스란히 반영된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3월 평균 4586.58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3월 평균이 2628.5포인트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운임 상승세는 여전하다. 따라서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익 절반인 1200억원가량이 LX판토스에서 나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X판토스의 전신은 LG그룹 물류 거래를 전담하던 범한판토스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정회씨 일가가 운영해오며, ‘범LG계열’로 분류돼왔다. 지난 2015년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가 판토스 지분 51%를 매입하고, LG그룹 계열사가 됐다. 그룹 내에서 창출하는 매출 비중이 막중한 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도 지분 19.9%를 매입했던 터라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애물단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총수 일가는 지난 2018년 말 판토스 지분을 미래에셋PE에 전량 매각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LX판토스는 특히 LX그룹의 ‘효자’가 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부분의 산업이 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를 겪었지만, 물류 운임은 급등하며 판토스가 호실적을 냈고, LX인터내셔널 실적 방어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2015년 LG상사에 인수될 당시 매출은 2조원대였으나, 계열 분리를 추진한 2020년에는 매출 4조원대를 훌쩍 넘겼고, 지난해에는 7조8000억원도 넘어섰다. 신설 LX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 외에도 에너지 사업부문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높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등에서 석탄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품목인 유연탄 가격은 지난달 톤당 최대 25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 평균치가 톤당 121달러였다. 가격이 높아질수록 수송 등에 대한 수수료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특히 LX판토스가 LG그룹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LX판토스는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 거래가 지난해 총 5조3805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70% 수준이다. 이중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과의 매출 거래가 5조원으로, 거의 대부분이다. 에너지 가격과 물류 운임 상승에 따른 호실적은 코로나19나 최근 발발한 전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익 다면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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