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올해 수익성에 승부 건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

안소연 기자 기사승인 2022. 04.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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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모델 기용 5년 만에 TV 광고
올해 안에 10여개 점포 추가 리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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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취임 후 1년간 투자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5년 만의 TV 광고나 17개의 점포 리뉴얼 작업이 이를 방증한다. 이 사장 취임 직전까지 홈플러스는 주요 점포를 매각하며 자산을 축적해 왔지만 이제는 다시 규모를 키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울리는 점포를 만드는 것으로 방향을 정한 모습이다.

이러한 경영 목표는 모회사 MBK파트너스의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귀결된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올해 8년째인 점은 이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할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가 회사를 매입해 보유하는 기간은 5년 안팎이다. 업계에서 바라보는 MBK의 홈플러스 보유 기간은 최장 10~12년으로 이제는 엑시트 계획이 필요한 때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사장으로서는 시장에 홈플러스의 존재감을 다시 각인 시키고 재무구조 상으로나 점유율 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빠른 시일 내 내야 하는 과제가 막중하다.

13일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장이 취임할 당시 2021년 3월 기준 홈플러스의 유동자산은 1조4916억원으로 전년대비 132% 증가했다. 자산유동화로 인한 현금 자산의 증가가 반영된 영향이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해도 63%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마케팅 비용으로 분류되는 광고선전비는 37.9% 감소한 43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20년 2월 말 기준 859.5%에서 2021년 2월 말 기준 726%로 감소했다. 홈플러스의 회계연도는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다.

이 사장이 투자를 강조할 수 있었던 이유에도 유동 자산 증가가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지난해 8월 첫 번째 투자대상으로 ‘직원’을 강조하면서 자산유동화 과정으로 폐점을 앞둔 점포 직원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지난해 한 해 동안 1000명 이상의 인력을 신규 채용했다. 노사 간의 갈등을 최소화 하는 것도 원활한 엑시트의 요건 중 하나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시적인 투자는 점포 리뉴얼이다.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점포나 주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점포를 탈바꿈 함으로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인천 간석점·청라점·송도점·작전점·인하점·가좌점·월드컵점을 식품 전문매장으로 재단장 했으며, 올해 안에 10여개 점포를 추가로 리뉴얼 해 총 17개 이상의 점포를 미래형 대형마트로 다시 만든 다는 방침이다.

나름 발판은 마련했지만 앞서 리뉴얼 전략을 이미 펼치고 있는 동종 업계를 따라잡아야 하는 과제는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위 자리를 겨누는 롯데마트만 해도 올해 1704억원의 투자를 앞뒀다. 홈플러스 측은 투자 예산에 대해 점포 상태와 리뉴얼 규모에 따라 상이해 전체적인 측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모델을 등장시킨 홈플러스의 TV 광고는 MZ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많이 보여 업계에서는 매우 주목했던 사안”이라면서 “다만 메가푸드마켓 같은 경우에는 핵심 점포에서 먼저 진행돼야 효과가 큰데, 안타깝게도 주요 점포는 매각을 했기 때문에 리뉴얼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무제표상의 안정화도 과제다. MBK가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후 이듬해인 2016년 당시 매출은 6조6067억원, 영업이익은 3091억원, 부채는 3조원 수준이었다. 2020년 기준 매출은 6조9662억원, 영업이익은 933억원으로 축소됐다. 부채는 9조4946억원으로 늘어났다. 홈플러스의 기업 가치를 MBK 인수 직후 이상으로 올려놓으려면 외형 확대를 포함해 수익성 개선도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홈플러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하면서 “점포 리뉴얼 등 집객력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나, 이커머스와의 경쟁 격화 및 지속적인 점포 구조조정 등을 감안할 때 매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가격 경쟁 중심의 온라인 매출 비중 증가와 고정비 부담이 높은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감안할 때 영업수익성 개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홈플러스는 매각 자산 중 수익성이 좋은 점포에 대해서는 재투자 방안도 검토한다. 올해 영업이 종료되는 부산 가야점의 경우 해당 부지를 매수한 부동산개발사와 신축 건물에 홈플러스를 다시 입점시키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더 많은 고객들을 매장으로 모아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속성을 확보하는 ‘미래형 대형마트’의 모습이라는 게 홈플러스 측의 강조 사항이다.

홈플러스 측은 “올해는 ‘객수 증대를 통한 성장’으로 사업목표를 잡고, 자산유동화를 진행하는 점포에는 폐점이 아닌, 해당 건물이 재건축된 이후 ‘미래형 대형마트’로 재오픈 하겠다는 방침”이라면서 “이는 단기적 위기 대응을 위한 축소지향적인 경영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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