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포스코그룹 최정우 사단, ‘최핵관’ 전중선 사장 힘 받는다

이지선 기자 기사승인 2022. 03.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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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전반 통찰력 깊어 IR 등 전담
경영전략팀장 맡아 책임 더 막중
'최정우 사단' 그룹 체질개선 속도
철강업 안정화·미래 먹거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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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재무통 출신 다운 세심한 경영스타일을 보유했다. 사람을 쓸 때도 신중해 한번 신임을 준 인사와 오래 함께하는 타입이다. 새로 지주사 체제를 꾸리면서도 취임 때부터 함께 해온 임원들을 다시 등용했다. 특히 최 회장과 함께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은 전중선 사장은 오래 호흡을 맞춰 온 인물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전 사장은 2018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포스코 기업설명회(IR)를 전담해왔다. 시장 전문가들의 까다로운 질문에도 막힘 없이 답변하기로 유명하다. 최 회장 만큼이나 회사 경영전략이나 재무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고,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가졌다. 목소리만 들으면 최 회장과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그룹 내 2인자로 불렸던 김학동 부회장이 아닌 전중선 사장이 지주사 대표가 되고, 최정우 사단의 ‘핵심 관계자(핵관)’가 된 것도 ‘합’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전 사장은 최 회장이 방향을 제시하면 구체적 전략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내외적으로는 전 사장을 최 회장 ‘직속 후계자’라고 보기도 한다. 그룹의 중추였던 가치경영센터(전략기획본부) 경험, CFO 등 겹치는 이력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23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의 ‘새로운 포스코’를 이끌 ‘최정우 사단’ 구성원 윤곽이 드러났다. 대부분 익숙한 인물들이다. 최 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을 밀어붙이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목표로 내세웠다. 따라서 2024년 3월 만료되는 임기 내에는 성과가 필요한 만큼 오래 호흡을 맞춰온 인물들을 다시 등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전중선 사장에게는 더욱 힘을 실어준 모습이다. 자회사까지 포함해 그룹 전체로 보면 아직 ‘2인자’는 김학동 부회장(포스코 대표이사)이지만, 전 사장이 그룹 ‘중추’인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은 만큼 영향력도 비등해졌다는 평가다. 지주 뿐만 아니라 그룹 전반의 재무·경영전략을 책임지는 경영전략팀장도 맡으며 역할의 무게감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2018년 최정우 회장 취임과 함께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최 회장 연임으로 2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말에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인 전략기획본부를 이끌었던 전략통인데다, 강한 실행력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계열사 임원으로 근무한 만큼 지주사 경영에 알맞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신임도 두텁다. 취임 당시 본인이 맡던 포스코그룹 컨트롤타워였던 가치경영센터장 자리를 물려준 사람이 전 사장이었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 출범식-깃발
지난 2일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제공=포스코그룹
전 사장 외에도 그룹의 ‘대전환’을 함께 추진할 ‘최정우 사단’에는 익숙한 인물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 회장은 오래 호흡을 맞춘 사람들과 신사업 추진에 동력을 더하는 한편, 기반이 되는 철강업의 안정적 경영을 꾸려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정창화 부사장은 ‘행동대장’ 역할이다.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맡아 신사업을 연구하고 발굴한다. 넓은 인맥으로 유명한 정 부사장은 그룹이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헤드’ 역할을 맡아왔다. 사내에서는 “세상 사람은 정 부사장이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두 부류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친화력이 좋고 유연한 리더십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새로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유병옥 부사장은 전문성이 돋보인다. 친환경미래소재팀장을 맡아 신사업 추진에 동력을 더한다. 유 부사장은 앞서서도 임원으로 수소, 산업가스 부문을 주도해왔다.

그룹 ‘기반’인 포스코는 김학동 부회장과 정탁 사장이 이끈다. 김학동 부회장은 업계 대표적인 철강 전문가로, 현장을 중시하는 소통형 리더다. 취임 첫 날에도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눴고, 대화 자리도 마련했다. 소속은 철강회사로 바뀌었지만, 이번 인사에서 신설된 ‘부회장’으로 올라섰고, 지주사 기타비상무이사라 그룹내 영향력은 적지 않다.

김 부회장과 함께 포스코 대표이사를 맡은 정탁 사장은 ‘상사맨’ 출신으로 철강회사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엄밀히 말하면 외부 출신이지만, 특유의 꼼꼼함과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에서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평을 받는다.

에너지 자원 사업과 글로벌 인프라를 총괄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그룹 핵심 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케미칼 수장들도 최 회장의 든든한 조력자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전형적인 소통형 리더면서, 혁신의 최전선에 서있다. 주 사장은 ‘상사맨’으로 미얀마 가스전 개발 총괄을 맡았던 인물이다. 사실상 ‘에너지 자원’이라는 포스코그룹 신사업 핵심 축을 지휘하며 혁신을 주도해온 셈이다. 상사 특유의 다소 보수적인 조직문화도 혁신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뚝심 있는 리더다. 육군 장교 출신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 한편 현장 경험도 풍부해 현장과의 소통도 중요시하고 있다. 이차전지소재라는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그룹 정체성을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전 사장을 비롯한 전략 담당 부서의 역할이 막중해졌다”며 “그룹 전반의 체질전환이 필요한 만큼 지주사 이사진은 중요 계열사 이사진에 포함돼 소통창구를 마련하면서 일관된 목표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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