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정지선의 ‘리빙’ 승부수… 현대百, 아마존 1위 매트리스 품었다

이서연 기자 기사승인 2022. 03.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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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그룹 자금력과 지누스 글로벌 입지 시너지
백화점·홈쇼핑·면세점 등 유통망 십분 활용 가능
2030 '리빙 부문 5조 달성' 목표에 한발 가까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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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이 글로벌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합병(M&A)하며 단숨에 국내 리빙부문 최강자로 자리매김 했다. 지누스는 세계 최대 쇼핑몰 ‘아마존’에서 매트리스 부문 판매 1위 기업이다. 경쟁사인 롯데나 신세계와 비교해 사업진출이 늦었음에도 정지선 회장이 통 큰 투자에 나선 결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 회장은 시너지를 낼 슬립테크(수면기술) 기업 추가 인수까지 예고하고 있다.

22일 현대백화점그룹은 7747억원에 이윤재 지누스 회장 등이 보유한 지누스 지분 30%(경영권 포함)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단행한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이다.

그룹의 리빙부문 계열사 현대리바트와 현대L&C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1조4066억원과 1조1100억원으로, 지누스의 1조1238억원과 합하면 3조6000억원대에 이른다. 국내 리빙 업계 1위다. 지난해 롯데쇼핑에 인수된 한샘의 5767억원, 신세계가 인수한 까사미아의 1634억원 규모와 비교하면 딜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정 회장은 2012년 가구업체 리바트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리빙사업 꿈을 키웠다. 2018년 건자재 기업 한화L&C 인수에 이어 올해 지누스 인수로 리빙부문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2030전략’에 한 발 더 가까워진 셈이다.

정 회장의 과감한 결단은 지누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온라인 유통망을 잡겠다는 의지가 반영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자금력과 오프라인 유통망 결합의 시너지를 기대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그룹은 리바트·L&C 와의 협력으로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지누스는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와 호주, 일본을 비롯 유럽에도 진출해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도 30%대의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

그룹의 이커머스 사업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과 차별성을 바탕으로 각 계열사 별 ‘전문몰 전략’을 추구하는 그룹의 구상과도 꼭 들어맞는다.

백화점·홈쇼핑·면세점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의 탄탄한 유통망을 활용하면 지누스의 국내 사업 확장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구매력이 높은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현재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키로 했다.

시너지를 낼만한 추가 기업 인수도 물색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의 유통채널과 차별화된 제품 콘텐츠를 보유한 지누스를 인수한 것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창출하고 있는 이커머스 콘텐츠 기업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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