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미소 띤 이부진, 포스트 코로나 과제 팔 걷어 붙인다

안소연 이서연 기자 기사승인 2022. 03.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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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주총서 '이익 극대화' 강조
사외이사 선임 등 이견 없이 마무리
수익성 개선 등 포스트 코로나 준비
여행수요 선점·한옥호텔 결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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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17일 서울 장충동 삼성전자 장충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주주들 및 기자들 앞에서 활짝 웃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검은색 마스크로 코와 입은 가린 상태였지만 자신감은 그대로 전달됐다. 주주들에게 호텔신라 실적 개선에 대한 신뢰감을 전달하려는 태도로 해석됐다.

삼성가 장녀 이 사장은 삼성생명 6.92%, 삼성물산 6.24%, 삼성전자 0.93%, 삼성SDS 3.9%의 지분을 들고 있다. 경영 스타일은 호텔신라를 통해 부각되고 있는데, 재계에서는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을 닮았다고 평가하면서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실제로 이 사장은 전무 시절 루이비통의 인천공항 면세점 유치를 위해 루이비통 회장 방한 시 직접 만나는 등 현장 스타일이다. 사장이 되자마자 삼성가에서는 유일하게 주총현장에 직접 참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사장이 현재 직면한 호텔신라의 경영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 2년간 호텔신라는 상당한 부침을 겪었는데, 팬데믹 첫 해인 2020년 매출은 절반 가깝게 감소한 3조188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1853억원의 손실을 냈다. 역점사업이었던 한옥호텔은 공사를 중단했다. 호텔신라는 곧바로 다음해 자존심을 일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118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 사장이 미소로 주주들 앞에 설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팬데믹 완화 시점이 도달하자마자 여행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할 수 있으려면 이에 대한 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그새 300%대로 증가한 부채비율과 3%대로 쪼그라든 영업이익률도 차차 해결해야 한다.

이날 주총 현장에서 이 사장이 전달한 전략은 기존 사업의 초격차 역량과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 자원 운영 효율화를 통한 건실 경영 기반 마련이다.

이 사장은 “자원 운용 및 경영을 효율화하고 사업 수익구조를 개선해 이익을 극대화 할 것”이라며 “기업가치 상승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한 해 많은 난관과 도전이 있었지만 내실경영 기조로 수익성 개선에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 1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전 부문에서 사업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부터 호텔신라는 지난 2년과는 다른 영업 환경을 맞게 된다. 이달 21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격리 의무가 면제 되면서 해외를 오가는 여행객들이 점점 생겨나게 됐기 때문이다. 호텔을 비롯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에도 희소식이다. 호텔은 국내 숙박객으로 운영을 해 왔지만 전체 객실 예약을 100% 받을 수 없다는 제한이 있었고, 면세점 역시 거의 중국인 보부상으로 매출이 구성돼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 새 시내면세점에서는 루이비통과 샤넬이 철수를 알린 바 있다. 또한 18일부터는 내국인에게 적용되던 5000달러 구매한도도 폐지돼 관련 마케팅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무기한 공사 중단 결정을 내렸던 장충동 전통 호텔에 대한 결단도 필요하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8월 기존 2024년 5월까지였던 공사 기간과 지난해 8월까지였던 공사 보류기간을 모두 미정으로 정정 공시한 바 있다. 해외여행이 여전히 깜깜이인 상황에서 외국인 유치가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호텔 사업으로서는 섣불리 공사 재개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2300억원대 규모인 이 사업은 2020년 3월부터 공사를 시작했고 그 해 10월 중단돼 현재까지 진척이 없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한옥 호텔 공사 보류 기간은 현재 미정이며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일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사업 정상화 및 과제 해결은 재무 지표가 가르치는 문제의 해결로 이어져야 한다. 호텔신라의 영업이익률은 코로나 전인 2019년에는 5.17%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3.14%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 283.6%에서 360.5%로 증가했다.

한편 이날 주총 전에는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김현웅 후보자가 법무법인 ‘바른’ 재직 중 HDC신라면세점의 밀수사건을 맡았으며 진정구 후보자가 고문으로 재직 중인 법무법인 ‘광장’ 역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관련 변호를 맡은 바 있어 독립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관련 의안은 주총 현장에서 그대로 통과됐으나 논란에 대한 답변은 명확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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