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현대로템, ‘K2 전차’ 첫 수출하나… 공모채 흥행까지 올 들어 ‘훈풍’

박완준 기자 기사승인 2022. 03.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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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안보위기에 방산 매출 기대
노르웨이 1조1100억원 수주 경쟁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 원활
"수출땐 국내보다 2배 높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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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안보위기가 커지면서 현대로템의 창사 이래 첫 ‘K2 전차’ 수출이 가까워졌다. 동시에 지난해 현대로템의 방산사업이 매출 8964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매출 비중 30%를 넘겨 성장성이 또 한번 주목 받고 있다. 올 1월 공모채 수요예측 흥행 성공과 사모회사채 발행까지, 자금조달도 원활하게 이어지는 중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8725억원, 80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동력분산식 고속철도(EMU) 개발과 철도 시운전이 지연돼 부과받은 지체상금과 K1 전차 지체상금이 실적에 반영돼 전년 대비 19억원 감소했지만, 지난 2020년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성공한 데 이어 방산 부문 매출 우상향 그래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로템의 매출은 철도·방산·플랜트 등으로 나뉜다. 최근 매출 상승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방산사업은 지난 2020년부터 전차 2차 양산 납품 정상화와 차륜형장갑차 3차 양산 조기 생산 착수로 매출 비중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 K2 전차 창정비 요소개발 계약을 체결을 포함해 총 9866억원의 수주를 성공해 처음으로 매출 비중 30%를 넘겼다. 또 지난 2020년 12월 수주한 약 5330억 규모의 K2 전차 3차 양산도 올해부터 본격 착수돼 꾸준한 매출 확보가 예상된다.

철도사업 역시 꾸준히 매출이 상승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철도사업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대만 TRA 전동차와 이집트 3호선 전동차 사업 등의 생산 본격화로 손실 폭을 낮춘 데 이어 지난해 영업이익은 27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커진 동유럽 안보위기에 K2 전차 첫 수출 시기가 앞당겨 져 방산 부문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K2 전차를 개조한 노르웨이 수출형 모델 ‘K2NO’을 노르웨이 정부에 수출시키기 위해 독일 방산업체 크라우스 마페이 베그만(KMW)과 1조1100억원대의 수주 경쟁을 하고 있다.

K2NO 전차는 날아오는 투사체를 요격하는 능동파괴체계를 적용하고 무인 사격이 가능한 RCWS 장착됐고, 노르웨이 현지의 저온 환경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일부 사양을 변경해 가격과 기술력이 독일 제품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폴란드 신규 전차 개발 및 양산 사업을 목표로 제작된 ‘K2PL’은 현지 요구 사항에 따라 기존 K2 전차에 추가된 장비로 중량이 늘어나 바퀴축을 기존 6축에서 7축으로 증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차량 하부에 탈부착이 가능한 지뢰방호 키트, 대전차 로켓 방어용 방호 네트 등의 장비들이 탑재됐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008년 독일 등 선진 전차대국을 제치고 터키에 K2 전차 기술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현대로템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막기후에서도 운용 가능토록 기존 K2 전차를 개량한 중동형 K2 전차도 선보인 바 있다. 중동형 K2 전차는 파워팩의 냉각성능을 향상시키고 고온용 궤도를 적용해 중동의 고온환경에서 기동성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신용등급이 BBB+급인 현대로템은 지난 1월 공모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해 자금 조달성도 안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공모채 1000억원 모집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460억원의 자금을 주문 받았기 때문이다. 트랜치별로 2년물 800억원, 3년물 200억원 모집에 각각 1520억원, 940억원을 확보했다. 공모채 발행금리는 2년물 3.2% 내외, 3년물 3.5% 내외 수준에 자금이 모집돼 신용등급 A-에 준하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또 현대로템은 최근 방위 산업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에 150억원 규모 사모회사채 발행도 차질없이 진행돼 안정적인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동유럽에 이어 북유럽까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어 현대로템 수출 계획이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에 성공할 시 방산 사업 특성상 20~30년간은 후속군수지원을 하기 때문에 국내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2배 이상 높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공모채와 사모회사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K2 전차를 다양한 전장환경에서 더욱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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