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0조 투자한 김동관의 태양광 사업, 어디까지 왔나

이선영 기자 기사승인 2022. 03. 1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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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승계 지렛대, 태양광 어디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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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의 자산규모가 지난해 14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0년 4300억원을 투자하며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이후 10여년 만에 몸집을 대폭 불렸다. 태양광 사업을 초반부터 맡아왔던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사업 철수설 등 암흑기를 거치면서도 아낌없는 투자를 지속한 덕분이다. 현재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자본금은 10조3000억원 규모로, 그동안 자회사의 유상증자, 자기자본 투자 등을 통해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 사장의 주도 아래 성장한 사업인 만큼 태양광은 향후 승계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태양광 사업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여서다.

15일 금융감독원과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1조8417억원이었던 한화의 태양광 사업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14조9233억원으로 710% 확대됐다.

현재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 태양광 사업을 담당했던 계열사들은 합병 등 재편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과 자회사 Hanwha Q CELLS 등으로 통합된 상태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의 매출 규모는 꾸준히 확대돼 왔다. 지난 2010년 369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6조70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확대에도 영업이익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17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2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의 여파다.

한화 태양광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주거용 시장과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 각각 3년 연속, 2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생상능력은 태양광 셀 10GW, 모듈 12.4GW다. 2020년 5월 기준으로는 퍼크 셀 누적 생산량이 전 세계 1위였다.

이런 성과는 한화큐셀이 보유한 기술력 덕분이기도 하다. 퀀텀 기술과 퀀텀 듀오 기술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퀀텀 기술은 태양광 셀 후면에 반사막을 삽입해 태양광 셀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 외에도 과열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는 핫스팟 방지 기술, 태양광 셀 전면에 각인되어 제조 전 공정을 추적하며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정 최적화 및 생산성 향상, 불량 대응 등에 활용되는 트라큐 기술 등을 보유했다.

다만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태양광 산업은 정부 보조금 등 산업 육성 정책의 영향도 크게 받는 만큼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 최근 LG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태양광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국내 대기업 가운데 태양광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건 한화 뿐이기도 하다. 한화는 김 사장의 승계 지렛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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