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넥센타이어, 원가부담 몸살…강호찬式 ‘선택과 집중’ 주목

김병훈 기자 기사승인 2022. 03. 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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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물류원가 상승 속 '실적부진 늪'
고인치·고성능 시장 점유율 확대 급해
북미·유럽 공급망 확대 등 힘 실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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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강호찬 부회장이 이끄는 넥센타이어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원가 부담’ 가중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지난 3년간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수익성 지표인 매출원가와 물류원가가 계속 상승하며 ‘실적 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넥센타이어가 경쟁사인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 대비 ‘가성비’ 이미지가 강한 만큼 강 부회장으로서는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타이어와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강 부회장의 한발 빠른 ‘선택과 집중’ 전략이 시급한 이유는 넥센타이어가 반도체·물류난·원자재 등 삼중고로 인해 2년째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신차용 타이어 공급 감소와 선복 문제로 촉발된 물류 대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3대 악재’는 여전히 넥센타이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당장 이달부터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 부회장은 ‘후발주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 고인치·고성능 타이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전기차 타이어 개발에 집중할 전망이다. 넥센타이어의 해외 매출 비중이 80%가 넘는 만큼 북미·유럽 타이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현지 완성차 업체로의 공급망 확대에도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넥센타이어의 양적 성장과 체질 개선을 주도해온 강 부회장이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글로벌 ‘톱10’ 진입을 향한 새 도약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아시아투데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넥센타이어의 지난 5년간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1조5342억원으로 2017년 1~3분기 대비 0.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1조432억원에서 1조1880억원으로 13.9% 늘었으며,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매출원가율은 68.5%에서 77.4%로 8.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1~3분기 기준 2019년 매출원가율은 70.1%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해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으나,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부터는 2년 연속 상승해 매출원가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넥센타이어의 매출원가율 상승은 합성고무·천연고무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타이어 공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타이어 제조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1톤당 가격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729달러(약 208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올랐다. 여기에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해 1000만대에 달하는 자동차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넥센타이어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도 크게 줄었다.

해운 운임의 고공 상승과 선복 부족으로 인한 물류 대란도 넥센타이어에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초 2870포인트에서 올해 초 5000포인트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 결과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1~3분기 물류원가는 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 급증하며, 실적 부담이 가중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어 핵심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에 따른 넥센타이어의 투입 비용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고난의 행군을 이어간 넥센타이어의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고성능 타이어 판매를 확대할 전망이다. 또 성장 가능성이 큰 전기차 타이어 시장 선점을 목표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경쟁력 확보를 병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기아 EV6에 로디안 GTX EV·엔페라 스포츠 EV를, 코나 EV와 쏘울 EV에 엔프리즈 AH8·엔페라 SU1를 각각 공급하고 있다.

한편 강 부회장은 넥센타이어의 프리미엄 타이어 수요가 늘고 있는 체코 등 유럽과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공급을 늘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원자재와 물류비 가격 상승 등 변수로 영업이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체코 공장의 생산 효율을 높여 늘어나는 유럽 내 타이어 수요에 대응하고, 올해는 실적을 개선세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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