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 최대실적에 5대 총수들 배당금도 역대급…이재용 첫 3000억 돌파

최서윤 기자 기사승인 2022. 02. 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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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규모·증가율 모두 1위
SK 최태원, 훨훨 난 하이닉스 효과
현대차 정의선, 지분확보 실탄 확보
LG 구광모, 취임 첫해 대비 40% 상승
롯데 신동빈, 292억 수령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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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컷
국내 대기업들의 잇달은 최대 실적 경신에 힘입어 재벌 총수들이 배당 돈방석에 앉게 됐다. 5대 그룹 총수의 지난해 합산 배당금 증가율은 전년 대비 44.3%에 달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배당금은 고(故) 이건희 회장 유산 상속으로 지분이 늘면서 첫 3000억원을 돌파했다. 1년 새 1.7배 불어나 배당금 규모와 증가율 모두 1위에 올랐다.

역대급 배당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확보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부친 지분 상속에 따른 상속세를 연부연납 중이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2조5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상속세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실탄을 마련해야 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총수 가운데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배당금 1위는 이재용 부회장이다. 3632억원으로 전년(2187억원) 대비 66.1% 증가했다. 이 부회장은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에 이어 2대 주주로 있는 삼성전자에서 1407억원,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에서 각각 1423억원, 626억원을 수령한다. 개인 대주주로 있는 삼성SDS와 삼성화재에서도 각각 171억원, 5억원을 받는다.

이 부회장의 역대급 배당은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 경신이라는 호재도 작용했지만 부친으로부터 주식을 물려받아 지분이 상승한 영향도 크다. 이들 5개 상장사 가운데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계열사에서 이 부회장 지분율이 총 11.95% 늘었다. 상속세 2조9000억원 중 약 4800억원을 지난해 4월 1차 납부했고 나머지는 2026년까지 6차례에 걸쳐 분납하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배당부자 2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태원 회장의 배당금은 1038억원으로 전년(908억원) 대비 14.3% 늘었다. 그룹 전체 매출 약 30%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고, 이어 SK바이오팜·SKC 등이 줄줄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내자 최 회장이 대주주(18.44%)인 SK㈜는 주당 8000원(중간배당 1500원·기말배당 6500원)을 책정했다. 2015년 통합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금액이자 2년 연속 최대 규모 배당 기록 경신이다. 점진적인 배당 확대를 기본 원칙으로 삼은 만큼 배당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배당금 증가율 2위를 기록했다. 정의선 회장 배당금은 853억원으로 전년(571억원) 대비 1.5배 커졌다. 현대차·기아·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가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고, 4사 모두 배당금을 올렸다.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실탄을 쌓아가는 모습이다. 정 회장은 순환출자 해소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계열사 지분 추가 확보, 상속·증여 재원 마련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현금을 확보해놔야 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며 “어떤 방식이든 지분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년(627억원)보다 12% 증가한 703억원을 받게 된다. 구광모 회장이 15.95%를 보유한 ㈜LG의 주당 배당금은 매해 꾸준히 올라 2018년 구 회장 취임 대비 2021년 현재 40% 상승했다.

구 회장은 고(故) 구본무 회장 주식 8.8%를 상속받아 2018년 11월부터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다. 7161억원으로 국내 상속세 납부액 역대 최대 규모다. 2023년까지 6차례에 걸쳐 연부연납하기로 했고, 현재 남은 금액은 약 2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배당금은 292억원이다. 규모는 5대그룹 총수 중 가장 작지만, 배당금 증가율(30.5%)은 정 회장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신 회장 역시 2020년부터 2700억원가량의 상속세를 분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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