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뉴롯데 꿈꾸는 신동빈, ‘롯데렌탈’ IPO 흥행에 쏠리는 눈

이선영 기자 기사승인 2021. 07. 14. 06:00

  • 카카오톡 링크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주소복사
  • 기사프린트
  • 글자 작게
  • 글자 크게
신동빈 '숙원' 호텔롯데 상장 전초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계열사
실적 훈풍 탄 롯데렌탈 내달 기업공개
호텔롯데 지분가치 2배 상승 기대감
clip20210713174815
clip20210713183509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렌탈 상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렌탈의 흥행 여부가 호텔롯데 IPO(기업공개)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여서다. 호텔롯데가 롯데렌탈의 최대주주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렌탈의 상장 후에도 37.8%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앞서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시키겠다고 대외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의 ‘숙원’으로 불릴 만큼 그룹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다음달 상장을 예고한 롯데렌탈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렌탈의 흥행 여부를 가리는 것이 호텔롯데 IPO의 전초전인 만큼 관건은 롯데렌탈이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느냐다. 렌터카 산업 성장으로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경쟁사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도 치열해지고 있고, 반도체 공급부족에 따른 완성체 업체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타격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렌탈이 상장한 후 최대주주인 호텔롯데가 보유하게 될 지분율은 37.8%다. 롯데렌탈은 지난 1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희망 공모가액은 4만7000~5만9000원이다.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액의 상단인 5만9000원으로 확정될 경우 호텔롯데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8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신 회장이 롯데렌탈의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높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렌탈의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높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3800억원대였던 롯데렌탈의 장부가치는 상장 후 최대 8000억원 이상이 될 가능성을 점치며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의 발목을 잡았던 것인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였던 셈인데, 롯데렌탈의 가치 상승이 이를 상쇄해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렌탈의 지분 장부가액은 3804억원 수준인 점에 비춰보면 상장 후 가치가 두 배 이상 뛸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에는 지분가치도 그만큼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롯데렌탈의 상장 이후 롯데그룹이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롯데렌탈의 최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점은 흥행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렌탈의 영업수익은 지난 2018년 1조8663억원, 2019년 2조506억원, 2020년 2조25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124억원, 1259억원, 1599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1분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5889억원, 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렌터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점도 롯데렌탈의 흥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렌터카 인가대수가 국내 승용차 등록대수 대비 5% 이상을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렌터카인가대수는 103만대로, 전체 승용차등록대수 대비 5.2%의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이 비중이 5.4%까지 늘어난 상황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관광업이 회복될 경우 렌터카 사업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긍정적인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렌터카 산업의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SK렌터카 등 경쟁사 뿐만 아니라 캐피탈사 등의 시장점유율도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가 이어질 경우 롯데렌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에서 차량을 구매해 렌탈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렌터카에 대해 비영업용 차량에 동일한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자동차세 인상안이 시행될 경우에는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롯데렌탈의 상장에 이어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지주 산하의 비상장 계열사들도 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렌탈 상장 후 2022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호텔롯데의 IPO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된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호텔·면세점업황이 개선된 이후에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