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웅진, 빚으로 되찾은 코웨이…‘승자의 저주’ 재현 우려

류범열 기자 기사승인 2019. 01.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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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수 금액 81% 외부자금 의존
한신평, 신용등급 하향 검토 발표
웅진 관계자 "지분 5% 추가 인수로 배당수익 커져 이자 상환 등 문제 없어"
웅진
웅진이 6년 만에 코웨이를 다시 품기 위한 인수 자금 마련을 완료했다. ‘방판의 신화’로 불리는 윤석금 회장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공언하고 있지만, 전체 인수 금액의 81%를 외부 자금에 의존하기로 하면서 재무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먼저 나오고 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 전망이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 후에도 지분 5% 내외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어서 재무적 부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극동건설과 새한(현 웅진케미칼), 타이거월드(현 웅진플레이도시), 서울저축은행 등의 무리한 인수로 사실상 기업해체 위기를 겪었던 윤 회장이 무리한 차입경영을 통한 재무구조 악화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웅진씽크빅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기명식 보통주 4200만주를 발행해 890억4000만원을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새로 발행된 주식은 오는 30일 교부되며 신주는 31일 상장된다. 웅진은 지난해 10월 29일 코웨이홀딩스가 보유 중인 코웨이 경영권 지분 22.17%를 주당 10만3000원, 총 1조6849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전액 코웨이 인수자금으로 활용된다.

웅진은 유상증자외에도 자체 보유 현금, 인수금융 및 재무적투자자(FI) 유치, 최대주주 출자 등을 통해 전체 인수금액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자체조달로 약 3800억원 가량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체 보유 현금 745억원 중 86%에 달하는 640억원을 활용한다. 여기에 웅진씽크빅의 유상증자를 통해 890억원을 조달한다. 웅진씽크빅의 유상증자 규모가 당초(1092억원)보다 축소되면서 대주주 출자 금액은 2260억원으로 늘어났고, 자체 조달 금액의 부담도 높아졌다. 공동 인수자(FI)인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애초 1조원가량을 책임질 거란 예상에서 크게 후퇴해 3800억원을 부담할 계획이다.

문제는 전체 금액의 약 55%에 달하는 9267억원을 이번에 인수하게 될 코웨이의 주식을 담보로 빌린다는 점이다. 인수 과정에서 부채 규모가 클수록 대부분의 현금이 인수금융의 이자비용으로 소요돼 원리금 상환 능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웅진그룹은 코웨이 지분 5%를 추가 매입할 계획으로 총 인수금액은 2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인수금융 및 FI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가 1조3000억원 수준에서 1조6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예상보다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위험 수준인 웅진의 부채비율을 지적하고 나섰다. 25일 한국신용평가는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와 관련해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웅진씽크빅의 부채 비율은 71.8%로, 코웨이 인수 직후에는 277.5%까지 폭등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지분 5%를 추가 취득을 감안하면 부채베율은 330.7%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는 사업경쟁력과 외형 및 이익창출력을 높이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신용도, 특히 재무구조 측면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웨이 인수 직후 웅진씽크빅의 재무구조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인수대금의 약 81%를 외부자금으로 충당함에 따라 웅진씽크빅의 재무부담은 현 수준 대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웅진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금 조달 관련 우려가 있었지만 문제 없이 진행됐다”며 “이번에 5% 지분을 추가 인수하게 되면서 현금배당이 늘어나는 등 배당수익이 더 커 이자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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