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SKT, 5년간 투자한 IT사 절반은 ‘매각’…신성장동력 절실

윤서영 기자 기사승인 2016. 1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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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투자한 정보기술(IT)회사들이 SK텔레콤의 실적 견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0여개 IT회사에 투자했지만 이 중 10곳만 살아남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특히 올 4분기에도 국내 이동통신 3사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해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이 2011년부터 올 3분기까지 투자한 IT관련 회사 24개 중 적자로 인해 처분한 곳은 10곳에 달한다. 올 3분기 신규 취득, 설립한 회사(5곳)를 제외하면 투자한 회사 중 절반 이상이 손실 처분된 셈이다. 24개 회사 중 취득원가액이 공개된 21개 회사에 SK텔레콤이 투자한 금액은 5319억원이다.

지난달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 지분 64.54% 외 잔여 지분을 모두 취득, 100%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네이트와 싸이월드 등 포털사업을 해온 SK컴즈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SK플래닛이 보유(64.6%)하고 있었다. 그러나 SK컴즈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115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자 결국 SK텔레콤이 사들였다.

이 밖에도 SK텔레콤과 SK플래닛 등이 투자한 IT관계 기업들 절반 이상은 매각·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SK플래닛이 100% 보유하고 있던 온라인 쇼핑몰 운영대행업체 커머스플래닛의 경우 2013년도 부채가 273억3300만원으로 자산총계(262억4800만원)보다 10억원이상 많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565억원, 당기순이익은 6억원에 그쳤다. SK플래닛은 결국 2015년에 커머스플래닛이 30억원의 적자를 내고 나서야 매각했다. 이 외에 SK텔레콤이 35.1% 지분을 보유한 캔들미디어(구 플리지엠)도 2011년 -57억원, 2012년 -43억원을 기록하다 올 3분기 처분됐다.

특히 손실이 예상되거나 1년새 매각시킨 기업들은 대부분 SK플래닛이 98.9% 보유한 ‘오픈이노베이션펀드’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이노베이션펀드는 비엔씨피와 아이콘큐브·서비스인(현 메리트인) 등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들 회사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해 주식을 처분하거나 인적분할됐다. SK텔레콤의 손실 예상 기업에 투자를 담당해온 ‘오픈이노베이션펀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2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올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8.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의 저조한 성적이 한몫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SK텔레콤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투자했던 IT 부문 회사들의 손실 영향도 적지 않다.

실제로 SK텔레콤의 IT 부문 종속·관계기업 투자이익을 살펴보면 2011년 471억원에서 2012년에는 -246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2013년과 2014년 각각 7066억원, 9063억원을 기록했다가 2015년에는 7861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 3분기 누적으로는 2288억원 수준에 그쳤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이사는 “SK텔레콤이 무선통신 시장에서 국내 성장성이 결여됨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비통신, 즉 신사업에 투자했지만 투자에 비해 성과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주력인 무선사업에서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적극성을 띠지 않아 실적이 저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통법 이후 통신요금 인하 정책들이 나오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감소했고, 매출도 떨어지고 있다”며 “사물인터넷(IoT) 가입자가 현재 9% 수준에서 점차 늘어나면서 수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신성장 사업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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