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파워]대형 인수전에 잇따라 등장하는 CJ, 자금동원 능력은?

임초롱 기자 기사승인 2016. 08. 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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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주요계열사유동성자산규모
CJ그룹이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에 인수자로 잇따라 나서면서 CJ그룹의 자금동원 능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최근 시장에서 맥도날드 한국법인 인수주체로 지목된 CJ푸드빌의 보유 현금이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져 우려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CJ그룹 역시 이를 감안해 인수주체를 아직까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아울러 CJ그룹은 동양매직 인수전에도 검토에 들어가면서 실탄 마련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유동성자산 규모는 총 3조원 수준이다. CJ대한통운의 유동성 자산이 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CJ E&M(8300억원)·CJ오쇼핑(7600억원)·㈜CJ(1600억원)·CJ제일제당(1200억원)·CJ푸드빌(1200억원) 등이다.

그룹 전반적인 유동성자산 현황으로는 시장에 각각 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진 맥도날드 한국법인과 동양매직의 인수가액을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유동성자산 가운데 당장 활용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900억원으로 유동성자산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CJ오쇼핑의 실탄(3200억원)이 가장 우수한 반면 CJ푸드빌은 18억원에 그친다. 시장에서 CJ그룹이 여러 계열사들을 동원해 인수전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대목이다.

맥도날드 인수시 그룹 내에서 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 등 프랜차이즈업을 영위하는 CJ푸드빌에 편입돼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의 유동자산이 현금자산 18억원을 포함해 1200억원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의 자금지원 없이는 M&A 성사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동양매직 역시 매각가를 고려하면 단일 계열회사 단독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기엔 다소 무리라는 판단이다. 부채 상환과 더불어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글로벌 투자 전략과 상충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하는 탓이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CJ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총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당장 내달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3500억원이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CJ그룹은 과거 CJ대한통운 인수부담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들의 국내외 투자 확대 등으로 그룹 규모에 비해 다소 과중한 재무부담을 안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력 계열사의 해외사업 확대, 물류부문의 인프라 확충, 엔터테인먼트·미디어부문의 사업역량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이와 관련한 투자부담이 내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그룹의 전반적인 채무상환능력은 아직 우수한 수준으로, 주력 계열사의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M&A 등 투자소요 자금의 상당부분을 자체 조달해 점진적인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J그룹(상장 계열사 기준)은 지난 한 해 동안 연간 매출액 47조4131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조6000억원과 1조14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1%, 28%, 26%씩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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